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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밍아빠 Jun 18. 2017

딸에게 고마웠던 날

너의 예쁜 마음을 기록해둘게

최근 평일에는 딸아이와 대화를 많이 못 나누었다. 늦게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이는 이미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하루하루 눈에 띄게 잘 자라주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신체 발육은 눈에 보이지만, 생각의 크기는 대화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직접 대화를 하지 못한 날은 아이를 돌봐주시는 장모님께 그날 있었던 일을 듣는다.


"이서방~!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


장모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꺼내시는 날에는 뭔가 재밌거나,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기 마련이다.




대개 유치원을 마치면, 외할머니 손을 잡고 놀이터로 향한다.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것보다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놀이터에서 '연아'라는 친구와 잘 놀곤 한다. 그날은 연아네 엄마가 연아와 딸아이를 편의점에 데리고 간 모양이다. 그런데 딸아이가 음료수를 하나 집은 채 계속 안절부절못했다고 한다.

 

"슈밍아, 아줌마가 사줄게 이리 가지고와"

"어.. 우리 할머니도 목이 마른데.. 할머니 꺼도 사야 하는데.."


분명 아빠와 같이 갔다면 할머니 것도 골랐을 텐데.. 5살짜리도 남이 사준다고 하니 눈치가 보였던 걸까? 망설이는 아이를 보면서 고맙게도 연아엄마는 할머니 것도 사주셨다고 한다.


그제야 평소대로 신이 나서 촐랑거리면서 놀이터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할머니 음료수를 챙겨드리고 자기 음료수를 마셨다고 한다. 외할머니를 챙기는 아이의 행동에 장모님은 적잖이 감동을 받으신 눈치였다.




신나게 뛰어놀고 피곤한지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딸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기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훌쩍 자랐구나.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에 대견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뒤적이다 내 손가락을 꼭 쥐고 잠들어있던 사진을 보았다. 손가락 두 마디를 감싸기에도 작았던 아이의 손은 이제 아빠 손을 움켜쥐고 전기 놀이를 할 만큼 자랐다.


몸이 자라는 것은 사진으로 남겨두고, 너의 예쁜 마음이 자라는 것은 글로 남겨둘게. 지금처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아빠가 기도할게. 고마워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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