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의 몸쓰기

생각만 많은 모아이 석상과 연기자와의 대화 1

by moonbow

작년부터 글쓰고 정적인 일말고도 무용이나 바로 표출하는 일에 대해 자연히 관심을 가진 이후

마이즈너 훈련을 모여서 하는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1년이 지났지만 밥벌이에 시간이 맞지 않아 한 동안 못 나가기도 했고 주로 연기자들이 하는 훈련에

모아이 석상처럼 생각만 많고 키보드를 두드리기만 했던 내가 참여하니 레벨은 아직 초급 레벨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입단 테스트에서는 가장 작위적인 설정을 많이 해서 최하의 점수로 들어간 것으로 안다.

‘오래 달리기’란 팀 명으로 훈련을 계속 이끌고 있는 배우 박종현을 만나 그 간 필라테스나 마이즈너 훈련에서 나눴던 몸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



생각만 많은 모아이석상의 머리를 가진 자(이하 생모아이):

연기 전공하는데 신체 훈련을 위한 수업은 어떤 게 있나?


박종현 배우(이하 박배우) : 일단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를 기준으로 하면 전문사(대학원 과정) 1학년은 예술사(학사 과정)과 비슷하다. 전공필수로 움직임 수업이 1,2학년에 있고, 전문사 1학년은 예술사 수업에 학점은 주어지지 않지만 입학전 연기 전공이 아니었다면, 청강을 강력히 권유 받고 있다.




생모아이: 그래도 외부에서 공연을 보다 보면 빼어난 배우 중에 이 학교 출신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기본은 하는 친구들 중에 보면 이 학교 출신들이 많은 것 같다. 사실 기본이 제일 어려운건데. 대충 듣기로는 이 학교에서는 서 있기부터 가르친다더라. 존재감을 나타낸다고 하는 거라던가.


박배우: 뭐, “현존”이라고 배우의 현존이라는 말을 많이 하긴 하는데, 서 있기, 존재감 나타내기라기 보단 배우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한 요소로 기본적인 신체훈련이 커리큘럼으로 짜여있는 거다.


생모아이: 그러면 전문사 신체 훈련에 대해서 간략히 말해줄 수 있나?


박배우: 2학년 때부턴 “신체 마임”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토마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구의 중력과 싸우는 마임이라고 해야 할까. 중력을 견뎌내면서 꼳꼳하게 견디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마임이다. 일종의 신체 훈련인 셈인데, 신체 분할을 하고 대장장이가 하는 움직임이나 카펜터(목수)가 하는 움직임을 해보는 것이다. 상상하는 일상적인 움직임과는 전현 다른 신체 훈련이긴 하다. 좀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난다.


하하하(둘다 씁쓸한 웃음)


생모아이: 뭐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신체 훈련에 대해서 알려는 것은 아니니 괜찮다. 음, 뭐랄까 결국은 신체를 활용을 잘하는 무용수가 되려는 것은 아니고 그런 훈련으로 연기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 아니겠는가.


박배우: 뭐 그렇긴 하지만. 그 다음엔 신체 마임을 배우고 전공필수로 아크로바틱을 하는데 덤블링, 구르기, 물구나무 서기 등을 한다. 한국 무용도 하고. 아크로바틱을 할 때 학생들이 많이 다친다. 나도 어깨를 다쳐서 좀 다시 돌아오는데 기간이 걸렸다.



생모아이: 개인적으로 그런 신체 훈련이 연기에 어떤 도움이 됐다고 생각이 드나?


박배우: 직접적으로 막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 이렇게까지는 말을 못 하겠는데.


생모아이: 어찌됐던 배우는 몸으로 표현을 하는 것이니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 같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을 알려달라.


박배우: 개인적으로는 내 몸과 내 움직임의 한계를 알게 된다. 한 번도 안해봤던 한국무용은 리듬도 다르고 움직임의 중심을 두는 것도 다르고. 하다보면 타고난 신체를 가진 동기들도 있다. 아, 근데 나는 그렇지 않구나, 라는 한계를 알게 돼지. 그리고 안쓰던 근육을 쓰는 거라서 고통스럽고 힘들다. 아크로바틱을 하다가는 10명중에 8명이 다친다.


생모아이: 아, 결국 한계를 알아보는 것도 사실 중요한 것 같이 들린다. 씁쓸하지만.



박배우: 그렇다. 강사에 따라 다른 움직임 수업도 있고 현대무용도 있고 무대 격투도 해봤다. 가면 움직임이라는 필수는 아니지만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강의도 있고.


생모아이: 다양한 실기 수업이 있겠지만 이런 신체 훈련 수업이나 아니면 평소에 운동을 하면서 이런 움직임은 배우라는 직업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 같나. (연락을 했을 때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존경을 표시하자 먹고 살려면 할 수 밖에 없는 거라고 박배우는 말했다.)


박배우: 아주 큰 영향과 역할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그렇지만 신체적으로 운동 그 자체가 된다. 먼저 배우니까 어쩔 수 없이 체형, 자세, 몸매 등을 유지하는데 당연히 도움이 되고. 신체 사용 능력도 유지를 할 수 있다. 내가 배우로 몸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운용하고 가용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알게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아무래도 수련의 개념으로 심리적 안정도 있고. 학교에서 한국무용도 배웠지만 태극권도 움직임 수업에 있다. 별 운동은 되지 않지만 그 ‘기’라는 게 있다면 진짜 엄청 운동이 되겠지. 축구를 20년 넘게 했었고 수영도 했었기때문인지 태극권이 운동이 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생모아이: 나 같은 사람한테는 엄청난 운동일텐데. 하하(씁쓸)

수업말고도 개인적으로 운동을 계속 꾸준히 해왔던 걸로 알고 있는데, 필라테스도 배웠었고. 다른 건 뭐를 해봤었나.


박배우: 몸을 잘 쓰고 싶어서 발레도 했고 전공필수 과목은 아니지만 현대 무용도 했다. 한국무용보다는 재밌었다. 발레는 6개월 정도 했었는데 호흡이 한국무용과 다랐고 관절이랑 근육이 예민해지고 유연해지는 느낌은 아무래도 있었다. 복싱은 3개월 했었는데 공연 때문에 못 하기도 했지만 관장님이 국가대표 코치 출신이어서 좀 나중에는 힘들게 시키기도 했다. 그리 오래하진 않았다.


생모아이: 맞다. 왜 운동을 가르치는 분들은 일반인들인데도 나갈 때 기어나갈 정도로 운동을 시켜야 만족하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너무 헬스를 많이 했다가 나는 결국 피를 본 셈이지.


박배우: 그러게 말이다. 어쨌든 복싱은 몸이 너무 한 방향으로 굳는 느낌이 있어서 연기에 도움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한 면도 있다.


생모아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근데 복싱은 거의 자세 배우는 시간보다 체력 훈련을 더 시키지 않나?


박배우: 축구도 계속 해왔고 해왔던 체력훈련이라 그런건 크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잽이나, 복싱 자세 자체가 한 쪽 위주로 되어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좀 불균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들었다.


생모아이: 여러 운동도 해보고 수업도 들어봐서 그런지 신체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는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신체에 맞는 운동이나 움직임도 더 잘 알 수 있겠다.


박배우: 아무래도 일반인보다는 더 그럴 수도 있겠다. 거의 생활처럼 하고 있다 보니 아침에 나한테 맞는 스트레칭 루틴이 있다. 배운 알렉산더 테크닉이나 필라테스에서 도움이 되는 동작 위주로 루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신체의 느낌에 민간함 편이다. 최근 논문쓰면서(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연기자 과정은 공연은 물론 논문까지 통과 되어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 수료인 경우가 많다.) 앉아있으니가 몸이 너무 안좋아졌다. 그런 느낌에는 민감하다.


생모아이: 맞다. 앉아있고 글쓰는게 몸에 독인 거다. 하질 말아야 하는 걸까. (헛소리)


박배우: 실제로 뒷목 긴장도 많이 되어 있고 허리에 통증이 느껴져서 바로 해봤던 필라테스나 알렉산터 테크닉의 몇몇 동작을 해주면 통증이 하루 이틀 뒤에는 바로 호전되는 것을 느끼니 하게 되는 것 같다.


생모아이: 맞다. 나도 그래야 될텐데. 고통이나 통증이 만성화 되면 그게 좋아진다는 느낌자체를 잊는 것 같다. 지금은 마비된 상태인지도 모른다.





배우로써의 신체 훈련인 움직임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에 흥미롭기도 했고 운동에 있어서 신체에 민감하고 관리하고 매일 변할 수 있는 몸상태에 바로바로 알맞은 움직임을 해줄 수 있는 것이 키 포인트인 것 같다. 나도 여러가지 운동을 시도해봤다고는 말할 수 있는데 결국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처방은 본인이 찾아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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