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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일우 Feb 09. 2024

명절의 덕담


화장실 문에 찍혀 발생한 우측 새끼 손가락 열상으로 55 여환이 내원하였다. 마취과 전공의가  여자 인턴이 초진  내게 와서 보고하였다.


소동맥이 건드려졌는지 출혈이 심합니다.”

네가 꼬맬  있겠니?”

…”


인턴 과정 중에 한 번도 봉합을 해본 적이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길래, 내가 그냥 꼬매기로 하였다. 울퉁불퉁 난삽하게 찢어진 살점을 가지런히 잘 붙여 깔끔하게 지혈하였다. 마무리 드레싱을 하려는데, 환자분이 물어보신다.


과장님이 꼬매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응급의학과 과장님쯤 되려면  살이실까요?"

"저 몇 살인 거 같은데요?"

"30 중반?"

“저 올해 45살입니다."

"~ 엄청 젊으시네요."

"명절 덕담 감사합니다."


챗GPT가 그려준 ER의 오공

30 중반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되어서 10년쯤 흘렀다. 10 뒤에도 여기에 있을까 하는 질문이 잠시 스쳤다. 어디서  하든지, 젊어 보인다는 소리는 계속 듣고 싶다.


그나저나, 명절ER이 부디 무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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