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 생각] 술을 찾는 불편한 이유

웅이가 여니에게

by 박 스테파노
내 자신이 지칠때마다 찾았던 술도 불안함도
다 습관이었다.
행복에 취해라.

- 김진호 <술을 찾는 불편한 이유> -


한 때 두주불사, 고주망태라 해도 부인할 수 없었던 옛날이 있었습니다. 술을 멀리한 지 8년이 되어 갑니다. 특별한 결심 없이 술을 끊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가난 때문입니다.


한 때 외로움에 알코올 의존증까지 왔던 일상이 술을 마실 여유가 없게 되니 그 흔한 술을 찾던 수만 가지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가난은 이렇게 습관도 잊게 만듭니다.


부친도 한창일 때 엄청난 폭음가였습니다. 음주가 금지된 열사의 땅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일 년에 한두 번 귀국 휴가를 하는 틈에 술을 찾곤 하셨지요. 그 습관이 폭음과 주사를 만들고 가족들은 곤혹스럽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부도로 연대보증 파산이 이어지고 경제적으로 회복 불가가 되던 그의 나이 쉰에 술을 끊으셨습니다. 당뇨와 심부전이 표면상 이유였지만, 사실상 술 사 먹는 것이 사치가 되는 일상이 술을 치우게 만들었지요.


한때 2016년

술도 불안함도 행복 대신 내미는 고단함에 대한 핑계였다는 말을 떠 올렸습니다. 이제 그 핑계를 병 때문이라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는 가을 문턱입니다.


언젠가 행복에 취해 덩실덩실 춤추는 날을 꿈꾸어 봅니다. 취해있지 않은 아침이 고마운 요즘입니다.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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