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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Dec 27. 2023

변모(變貌)-탈바꿈

웅이가 여니에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
루카 9,28-36

변모(變貌) 충격적인 일이며 놀라운 신비의 경험이 됩니다. 반면  변모는 믿음보단 의구심을 확정보단 모호함을 숙제도 던져 주기도 합니다.


꿈틀 대며 땅을 기어가던 애벌레는  흉측한 번데기를 거쳐 모든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나비로 탈피합니다. 두꺼운 뿔테 안경을  사진기자는 안경을 벗어 버리고 쫄쫄이 팬티와 망토를 두르고선 지구를 지키는 영웅으로 탈바꿈됩니다. 초록색 피부의 뚱뚱하고 볼품없는 존재는 한순간 아름다운 공주로 거듭나기도 하지요.  수년  막장 드라마의 전설이  작품의 여주인공은  하나 찍고선 타인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변모의 양태는 여러 가지이지만 공통적으로 파장은 생각보다  충격을 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예수는 수제자들과 산중 기도 중에 영광스러운 변모를 보이게 됩니다.  이야기 끝에 저는 항상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변모를 대중들에게 보이셨으면,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믿음을 갖지 않았을까? 그의 능력과 영광스러운 모습을  숨기고 있었을까?"


예수의 거룩한 변모 (1520); 라페엘로 산치오 (Raphaelo Sanzio)

평안만이 가득한 일상에서 깨닫기 힘들었던, 예수의 변모 복음은 심란하고 다소 힘든 요즘의 하루하루에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예수의 변모는 그리스도 이전의 예수와 예수 이후의 그리스도를 분기해 주는 중대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거창하게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측근인 제자들  오른팔,   격인 베드로, 요한, 야고버만 데리고 산에 오릅니다. 자신의 거룩한 변모를 가까운 이들의 깨달음만으로 채우게 됩니다.


변모는 어제의 나를 벗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는 수련의 결과입니다. 온갖 욕심과 의구를 누르고 다듬는 고된 무두질의 결과로 만들어진 새로운 가죽을 입는 시간입니다. 누가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새롭게 구분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시간은 겸손함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예수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사람의 모습으로 함께 하는 모습, 가장 사람다운 모습이 대지와 같은 겸손한 자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모습으로도 세상의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어 가길 원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깨달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은 거룩한 사람이 됩니다.


어제의 나를 벗고 내일의 나를 맞이하는 매일매일의 소소한 변모를 기도해 봅니다.

-곰탱이 남편의 어여쁜 아내와 나누는 아침 생각-

뜬금 노래 한 곡)

이화여고 합창단 <꽃들에게 희망을>

https://youtu.be/kAKlCRd469A?si=DsoaURJAZ38Qpy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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