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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소 Dec 19. 2018

생각보다 어려울 유기견 입양


요즘 #사지말고입양하세요 운동이 널리 퍼지면서 펫샵보단 유기견을 입양하려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입양을 신청하고 인터뷰를 거치는 과정에서 불발되는 경우도 같이 늘고 있다. 달님이의 경우에도 입양 신청은 있었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포기하는 분도 있고 요건이 적절치 않아서 탈락하기도 하였다.


달님아, 너의 진짜 가족이 되어줄 사람은 어디있을까...?


많은 분들이 유기견을 입양한다고 하면 무조건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아이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이미 한 번 버려진 아이를 다시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고 준비없이 데려갔다가 파양하시는 분도 많기 때문에 대부분 인터뷰라는 과정을 거친다.


아마도 유기견 입양 인터뷰를 하면서 당황할 것 같은 몇가지를 이야기 해보겠다.


1. 부모님 동의 또는 연락처를 요청한다.

20대 이하의 경우, 기르다가 비용이 감당안되거나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부모님에게 기르던 개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한 사례로 A라는 보호소에서 입양보낸 아이가 B라는 보호소의 공고에 다시 올라온 일이 있다. 입양했던 분에게 물어보니 부모님에게 개를 보냈다고 하고 부모에게 연락하니 똥오줌 못가리길래 보호소로 보냈다고 하는 것이다. 데려갈때는 뭐든 해줄 것처럼 굴더니 자길 감시하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런 경우가 발생하다보니 굳이 부모님 연락처를 받거나 직접 통화하여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2. 책임비용을 받는다.

입양처마다 상이하긴 하지만 보통 입양 책임 비용을 받는다. 펫샵에서 분양받는 경우도 아닌데 왜 돈을 받는냐고 노발대발하시는데 말 그대로 책임비용이다. 책임비용은 사적인 이익 추구가 아닌 유기견의 보호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 예를들면 중성화수술비, 치료비 등으로 쓰인다. 어떤 단체의 경우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돌려주기도 한다고 들었다.


3. 안전문 설치를 요구한다.

중문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중문이 없을 경우엔 안전문 설치를 요구한다. 개를 키워본 적이 없으신 분들은 이 안전문 설치를 굳이 해야하는지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개를 키워본 분이라면 정말 생각보다 개가 뛰쳐나가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한밤중에 개와 길거리에서 술래잡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 안전문 설치는 필수이다.


4. 학대 및 유기, 문제발생 시 법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조항에 싸인을 해야한다.

이 부분에 정말 거부감이 크고 불쾌감을 느끼는 분이 많다. 불쌍한 아이 데려온다는 마음으로 갔는데 범죄자 취급 받는 것 같고 심지어 화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저기에 싸인을 해도 다시 버리거나 학대하거나 하는 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저런 조항이 없다면 입양간 아이 학대를 당한다고 해도 도와주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조항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설마 그럴까 싶지만 조금만 검색해보고 둘러본다면 그런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인터뷰를 하면 당황할 일이 많다. 왜 물어보는지 이해 안되는 질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는 분에게 왜 물어보는지 질문을 하면 이유를 찬찬히 다 설명해 줄 것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인터뷰라고 해도 정말 개를 키울 생각이 있고 말 못하는 아이가 추운 보호소가 아닌 따뜻한 집에서 같이 지내길 원한다면 인터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꼼꼼한 인터뷰는 입양할 사람 기분을 상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유기견인 아이가 다시 버림받지 않도록 봉사자들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란걸 기억해야 한다.



짖는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배변을 못 가려서, 화분을 망쳐서, 생각보다 너무 커져서, 가족이 싫어해서 등등 지금도 많은 이유로 유기견이 생기고 있다. 유기견 입양을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선 키우다가 안 맞으면 다시 보호소로 돌려보낼 생각을 하는 분도 있다. 유기견을 입양한다는건 결혼서약하듯 검은 털이 흰 털이 될 때까지 아껴주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달님이 가족 찾습니다!

입양문의는 인스타그램 @hds_adopt

달님이 최근 모습은 인스타그램 @kim2so.veron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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