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엄마

실패한 적 없었어

by 이우주

나는 엄마에게 말실수를 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그 당시에 내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기에 실수가 아니라고 할 수 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말은 경솔하기 짝이 없었으며 당연히 사실이 아니었다.

그래 굳이 어기고 들자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엄마의 인생은 철저히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처럼은 절대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결혼도 실패했고, 외할머니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며 본인의 삶이라곤 없는 삶, 매일 같이 빚에 허덕이는 삶, 딸이라고는 잘하는 거 하나 없는 애물단지인 삶, 약한 몸으로 뇌수술을 두 번이나 해내고도 푹 쉴 수 없는 삶, 해외여행이라고는 사치인 삶.

나는 엄마가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인생이 싫었다.

때로는 구질구질했고,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내 마음이 건강치 못했던 어느 날 엄마에게,

당신은 실패한 인생이라고 했다.


그때의 엄마가 했던 답을 기억한다

내 인생이 왜 실패한 인생이냐고,

나는 내 인생이 자랑스럽다고,

내 인생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언뜻 엄마가 울먹였던 것 같았다.


그래 나는, 그날 엄마에게 상처를 주었다.

인생의 반도 안 살아본 애송이 주제에 엄마에게,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엄마에게 감히 실패한 인생이라고 했다.


부자가 되지 못했어도,

반쪽짜리 가족이라도,

꿈을 이루지 못했어도,

가족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책임진 엄마는 절대 실패하지 않았으며

실패한 인생이 아니다.

엄마는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해 낸 인생이다.


엄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엄마는 성공했어요, 내가 이렇게 여기 우뚝 서있으니까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