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날이 밉다

내 마음도 빨간불

by 이우주

어릴 적부터 빨간 날이 마냥 좋았던 적이 없다.

어찌 보면 항상 슬프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엄마는 서비스업 종사자다.

여태껏 그렇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쉴 때 일하는 거꾸로 근무 체계를 갖고 있다.

그러니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반드시 일을 해야 하고 쉬어도 평일에 쉰다는 얘기다.


빨간 날이면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이 참 부러웠다.

다 큰 지금도 그렇다.

빨간 날이면 엄마는 근무는 당연하고 늘 연장근무를 했다.

그러니 안 그래도 늦게 오는 집을 더 늦게 돌아왔다.


한 번은 도대체 왜 이런 직업을 택했냐며 엄마를 원망했던 적이 있다.

공휴일이 징검다리로 길어질수록 엄마는 더 힘들어진다.

TV에서는 황금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기 좋다며 여행패키지 상품을 광고하고,

공항이 인파로 북적인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럴수록 더 슬퍼졌다.


빨간 날이 되면 같이 있을 수 없는 현실이 슬펐다.

내 마음도 늘 빨간불이 켜지는 것 같았다.


그럼 평일에 쉬니까 그때 함께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한다면, 평일에는 보통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이

학생 때는 학교로, 성인이 되어서는 일로 시간이 맞지 않았다.

엄마와 나는 항상 견우와 직녀처럼 엇갈리는 사이였다.


여전히 나는 빨간 날이 기쁘지만은 않다.

내가 그 무한궤도를 끊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서 더는 당신을 일하지 않도록 만들어주겠다 속으로 수없이 다짐하고 소망하지만

아직은,

아직까지도,

그렇지 못해 슬프다.

그래서 나는 빨간날이 밉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