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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선생님 Aug 28. 2018

밥 먹으라는 귀찮은 그 말


김치를 쭉쭉 찢어먹으며 생각했다. 엄마를. 


'된장찌개와 어머니' 류의 촌스러운 연상이라 생각하면서도 엄마에게 전화했다. 밥 먹었냐고, 왜 맨날 아빠가 좋아하는 반찬만 먹냐고 괜히 한 번 타박하고 전화를 끊었다.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한다. 김치보다는 샐러드가 편하다. 찌개는 안주로는 선호하지만 반찬으로는 별로다. 외국에 나가서도 라면 한 번 안 찾던 나다.

엄마의 '밥 잘 챙겨 먹어'라는 말이 그렇게도 싫었다.
먹을게 널린 세상에 밥 세끼 먹는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입만 열면 밥,밥,밥이냐는 생각을 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새, 엄마의 '밥 챙겨 먹어'라는 그 말이 내 마음에 차곡차곡 쌓였다. 그래서 밥을 못 챙겨 먹는 날이 계속되는 요즘같은 날에는 눈 앞에 자꾸 엄마가 그려진다.

‘간절기에는 감기 안 걸리게 물을 많이 마시고, 환기는 수시로 꼭 하고 ~ ‘하며 이야기를 늘어놓는 엄마에게 '알았어. 그러니까 엄마도 밥 잘 차려서 먹어'라고 쓱 한 번 말해본다. '너나 잘 먹고 다녀!또 빵 먹은거 아니지?'라는 소리를 들을 걸 알면서도.


*작은 콘텐츠 만들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간절기>를 주제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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