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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선생님 Sep 29. 2018

말을 참아야하는 관계가 있다

잠시 마주친 사람들을 보내주기 위해

어쩌다 마주친 남자에게, 잠시 방을 나눈 친구에게, 아주 잠깐 이야기를 나눈 당신에게 나는 마음을 줘버렸다.

가벼운 사이라서 쉬울 줄 알았던 관계에서 오히려 더 자주 단어를 골랐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지먼 실은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 덤덤한 척 입을 닫고 쿨한 척 눈을 감았지만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들이 가슴을 쾅쾅 두드렸다.

‘우리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그 일말의 기대의 말을 꺼낼 수 없어서 괜히 맥주를 들이켰다.

스쳐 지나가야 하는 인연인데 어쩌다보니 살을 부벼서, 몰랐어야하는 사람인데 혹시나하고 붙인 말이 계기가 되어 잠시 마주 본 사람들이었다.


거절당할 용기도 없고 얕은 인연을 지속할 끈기도 없는 채로 흐느적거리며 사람들의 등에 대고 입만 뻐끔거렸다. “다시 보자, 너와 또 보고 싶어-“


그 사람들은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바쁜 세상에서 이미 소중한 사람들을 향해서 걷는 그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입을 닫았다. 쿨-한 세상에서 덤덤한 사람으로 살기로 결심하고 단어를 꼴깍꼴깍 삼켰다. 외로웠지만, 상처받는 것보다는 외로운 게 나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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