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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케혀 Jul 26. 2019

무슨 일이 있어도 3년은 버텨라

블로그에 포스팅을 못한 지가 2주가 넘었다. 독감에 걸려 한 주 가량 골골 되기도 했고 회식에 이런저런 약속이 많았던 것도 한 몫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처음에는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포스팅하기도 했건만 목표 달성 후 긴장이 풀렸고 흥미가 떨어지면서 하고자 하는 의지도 같이 곤두박질쳤다. '매일 없는 시간 할애하면서 글을 쓰는 것은 오버 아니야?' '넌 작가도 아닌데'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 류의 생각들이 연기처럼 자욱하게 머릿속을 채웠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오랫동안 지속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주 두세 편의 글은 올리자고 자신과 타협하게 되었다. 타협한 시점부터 포스팅 요일과 시간은 대중없어졌고 한 주를 거르는 경우도 생겨났다. 매주 두세 편의 글이라는 모호한 목표가 있었기에 목표를 달성하고자 구체적인 수단이라는 것도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때마침 좋은 핑곗거리가 생겼던 것이다. 



<333 법칙>



333 법칙이라는 게 있다. 뭐든지 처음 배우고 시작할 때 3주가 첫 고비다. 완전 초보의 입장에서는 즐거움이 없다. 그 고비를 못 넘기고 그만둔다. 그 고비를 잘 넘기고 나서도 3개월쯤 되면 한계를 느낀다. 이제 어지간한 흉내를 내는데, 매끄럽게 치고 나가지 못한다. 일종의 '문턱효과'처럼 해도 늘지 않고 안 해도 줄지 않는 정체 상태다. 그 고비를 넘겨야 하는데, 이때쯤이면 꼭 핑계를 댈 만한 일이 생긴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그걸 핑계 삼아 그만둔다. 하지만 꾹 참고 3년쯤 하면 아무리 둔하고 늦된 사람도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뭘 하나 시작할 거면 3년은 진득하게 지속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서당의 개조차도 풍월을 흉내 내는 데에 3년이 걸렸다! 3년이라 하면 적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인생 전체를 고려한다면 그리 대단한 투자도 아니다. 


_'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중에서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한 초보자에게 있어 실력이 늘지 않는 것보다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자신은 한다고 하는데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고 '나는 역시 아닌가 봐' 점점 흥미와 자신감을 잃고 멈춰 서기 쉽다. 더불어 옆에 뛰어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 한 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때마침 그만하기에 좋은 핑곗거리가 주변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흔들고 있다. 나에게 있어 영어공부가 그랬고 그림 그리기가 그랬다. 위의 글에서 방점은 바로 '3년'에 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일 테지만 3년이 겉으로 풍기는 무게감은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어떠한 난관이 닥쳐도 어떻게든 3년을 버틴 사람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법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고 말지만 특정분야에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이 지난한 시간을 안간힘으로 버틴 사람들이다.  



한 해의 반 이상이 지나가버렸다. 새해 다짐으로 운동을 리스트에 올린 사람들이 헬스장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간 무수한 실패를 맛보았던 영어를 올해에는 마스터하자고 마음먹었지만 벌써 시들해진 지 오래다. 붐비던 학원가의 수강생들도 반 이상 아니 70% 정도 떨어져 나갔다. 



우리는 습관의 동물이다. 저절로 가속도를 붙여 돌아가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투입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가 그 전 단계에서 무릎을 꿇고 만다. 관건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어쨌든 한다'는 마음가짐 바로 '지속하는 힘'에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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