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배낭여행 중, Felix
1인분에 10개씩 소분된 만두를
네가 만두 좋아한다길래 엄청 사뒀지.
너 10개, 나 8개 쪄서 먹다가
마지막 하나는 항상 너한테 건네주곤 했는데,
오늘,
아침부터 너를 공항에 보내느라 설쳤더니,
어제부터 나를 괴롭혔던 감기 기운에 진이 빠졌는지,
너 보내고 노트북으로 일 좀 하고 나니 너무 허기가 져서
봉지 안에 남은 그대로 쪄버린 만두 12개.
혼자 다 먹고 나서 조금 놀랬어.
너랑 있는 동안 매일 늦은 저녁에 맥주까지 곁들이느라 살이 붙었는데,
너랑 헤어지고 허전한 마음에 더 먹어서 찌지는 않을지.
잘 도착해서 다행이야. 메시지 고마워.
오늘은 친구를 만나 맥주 마셨어.
너는 호스텔에서 어떤 친구들을 만났을까.
사실 별로 알고 싶지 않아.
근데 사진 속 네가 들고 있는 맥주 맛은 궁금하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우린 뭘 만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