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추는 순간들이 있다.
나뭇잎에 비친 햇살인지,
햇살이 스민 나뭇잎인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연둣빛은
나를 멈춰 서게 만든다.
큰 들숨에 그것을 품고,
긴 날숨에 내 안의 잿빛을 뱉어낸다.
한숨이면 충분하다.
주변을 살핀다.
바쁘게 걷는 사람들,
그들을 바라보는 나.
그 사이에 생긴
햇빛 한 줌 정도의 거리는
나를 특별히 여겨준다.
감정 기복이 없는 사람이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표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 기복이 있긴 있다.
맑은 하늘에 부서지는 햇빛,
나무가 만드는 그림자,
그 아래 부는 시원한 바람과 흔들리는 나뭇잎,
이 조합에는 방금 전까지의 기분이 어땠건 튀어나오는 '기쁨이'가 그렇다.
가족들에게는 기쁨을 공유한다는 명목 하에
그 감정을 강압적으로 들이미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의 '기쁨이 필승 공식'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무난하고, 보편적인 방법이라 큰 탈 없이 지나가곤 한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들은 나의 주책맞은 기쁨을 좋아해 준다.
그래, 기쁨이로의 감정 기복과 강요는 영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슬픔이, 우울이만 좀 조절해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