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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Jul 30. 2018

남의 것만 기획하지 말고 내 것을 기획해보자

그리고 실행도 직접 해보자

회사에서 기획 일을 담당하고 있다. (몇 년째 이 일을 하고 있지만 IT회사에서 '서비스 기획'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쉽게 정의 내리지 못하겠다.) 요즘 업무 만족도가 낮아서인지 부쩍 '내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해야 하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고, 남의 것보다는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회사에서 하는 일도 내 것 아닌가?

회사에서 하는 일을 '남의 것'으로 규정지을 수 있을까? 물론 회사 일도 내 일이다. 내가 하루 중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고, 내 머릿속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 내가 그것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가? 현재 내가 이 회사에 머무르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동안만 유효한 것이고, 여러 사람의 합작품인 '우리의 것'이며 엄밀히는 회사 법인 소속의 것이기 때문에 온전한 내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래서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책을 펴내는 것이다.

독립출판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야 한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하는 경우 작가는 글을 쓸고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출판사에서 담당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표지와 제목부터, 재질, 가격, 마케팅 문구, 목차 등 많은 부분을 출판사에서 관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책의 수익금을 가져가는 것이 출판사가 돈을 버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반면, 독립 출판은 하나부터 열까지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순 있겠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직접 해야 한다. 책을 기획하고 글을 쓰고 제작한 뒤, 유통과 판매까지 직접 챙기는 것이다. 무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내는 것은 그 책이 잘 팔리고 안 팔리고를 떠나서 하나의 온전한 나의 경험이 될 것이다.


IT 회사에서는 어떤 구상이 있더라도 그것을 구현할 개발자가 없으면 실현시키기 어렵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은 혼자 다 하지 않고 함께 하는 일이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인디자인 정도만 배워서 쓸 수 있다면 (한글 HWP로 잡지를 발간하시는 분도 있다) 모든 것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제껏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적어둔 게 많아서 책 만드는 게 쉬운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책 만드는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점은 브런치에 적은 글 몇 개 엮어서 책으로 내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제대로 된 기획부터 짜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힘든 과정이겠지만 재밌을 것 같다.

어떤 기획으로 어떤 결과물이 나오든 온전히 내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무언가를 향해,

첫 삽을 뜬다. 파이팅!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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