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오늘 저녁, 비가 한창 내렸다.
비 오는 날에 전이 당기는 이유가 비 내리는 소리가 기름이 튀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말 때문에 더 튀김이 당기게 된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고도의 마케팅이었던 것일까) 그런 이유에서인가 치킨이 당겼다.
치킨을 대단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건강상 튀김이 좋지 않다 보니 치킨을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니다. 다만 최근에 한 번 먹은 적이 있어서 의욕적으로 주문할 만큼은 아니었다.
저녁으로 치킨을 먹을지 말지 갈팡질팡 하고 있을 때 내가 게임을 하나 제안했다.
주사위를 굴리자!
우리 집에는 주사위 6면 중 3면에는 BUY 가 적혀있고, 3면에는 DON'T BUY가 쓰인 주사위가 있다. 오래전 직장 동료가 선물로 주신 것이다. 평소에 뭔가 살까 말까에 대해서 굉장히 명확한 편이기 때문에 평소에 이 주사위를 쓸 일이 거의 없었는데 불현듯 주사위가 떠올랐고 이 주사위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짝꿍은 둘 다 BUY가 나와야만 주문하는 걸로 하자고 해서 문제를 한 번 더 틀었다.
각각 BUY/DON'T BUY 주사위랑 일반 주사위를 함께 던져서 숫자가 높은 쪽의 결과를 따르자는 것.
숫자 4 / DON'T BUY
숫자 2 / BUY
이러면 안 먹는 거고,
숫자 3 / DON'T BUY
숫자 5 / BUY
이러면 먹는 걸로!
그렇게 비장하게 각자 한 번씩 던졌는데
숫자 5 / DON'T BUY
숫자 4 / DON'T BUY
가 나왔다.
그래서 그냥 밥 곱게 차려먹었다는 이야기...
오늘의 교훈.
먹고 싶으면 주사위 굴리지 말고 당당하게 시키자. 치킨은 다음 기회에!
* 참고 이미지
사진: Unsplash의 Alois Kome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