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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만장 이형사 Oct 30. 2022

나와 내친구를 위한 학교폭력이야기-5

약한 게 뭐가 어때서?(장애인 학폭, 사이버폭력,언어+신체폭력 등)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애들아~ 지금 식당에 난리 났어~ 해파리들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고 있거든~ 참! 머리채가 아니라 다리채인가? 아무튼 다들 가서 구경해~ “


안녕, 난 해파리 셀리나.

난 방금 식당에서 빨강 해파리 몬스터랑 서로 치고받고 싸웠어. 서로의 머리채, 아니 다리채를 잡고 말이야. 

식당 급식 줄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몬스터가 성큼성큼 다가왔어.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가뜩이나 다혈질인 몬스터 얼굴이 더 빨갛게 물들어 있었어.

“야! 너 왜 새치기해??”

몬스터가 날 향해 덤벼들더니 내 뺨을 한 대 세게 때렸어.

“뭐야! 나 새치기 한 적 없어!! 왜 때려 !!”

난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몬스터에게 달려들어서 다리를 마구 잡아당겼어.

 나도 당하고 가만히 있는 성격은 아니거든.

“셀리나, 너 침독도 없는 주제에 어딜 덤벼? 세실 믿고 너무 까부는 거 아냐?”

몬스터도 내 다리를 엄청 아프게 잡아당기면서 이렇게 말했어.

“아하~ 이제 알겠다. 너에 대해서 경찰에 말한 것 때문에 이러는 거지? 그것도 세실 언니 없는 틈을 타서 말이야. 언니가 날 못 도와 줄테니까”

몬스터가 나한테 이러는 건 내가 몬스터의 나쁜 행동들에 대해 스쿨폴리스 선생님 즉 학교전담경찰에게 전부 다 말씀드렸기 때문이지. 그리고 때마침 날 도와줄 언니가 프랑스에 가 있어서 이런 상황을 이 녀석이 이용하는 거고.

“하하, 이제 알았냐? 넌 세실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잖아. 침독 없는 돌연변이 해파리가 무슨 소용이람~ 하하”


몬스터 말대로 애석하게도 난 침독이 없어.



반면에 세실 언니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 센 침독을 갖고 있어서 아무도 못 건드리지.

몬스터는 우리 학교 일진이야.

걔 포함해서 12명 되는 남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자기들보다 약해 보이는 애들만 골라서 괴롭히곤 하지. 주로 특수반에 있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 친구들이 ‘12명 일진’의 먹잇감이야.  ‘12명 일진’은 장애인 친구들이 눈에 띄면 그냥 가만히 두는 법이 없어.  장애인 학생의 발을 일부러 걸어서 넘어지게 하거나,

한 명을 빙 둘러싸고 못된 말을 계속 퍼부으면서 반응을 보기도 하지. 그렇게 해서 겁에 질려 우는 모습을 보이면 그걸 또 휴대폰으로 찍어서 단체 톡 방에 올리기도 하고 말이야. 근데 이번에는 내가 희생양이 된 거지.

세실 언니 없이는 난 장애인 친구들처럼 약한 존재로 생각되니까. 


몬스터와 난, 학교폭력 담당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 둘을 떼어 놓을 때까지 서로의 다리채를 잡으면서 

지독하게 싸웠어. 내가 걔보다 힘이 약하고 세실 언니처럼 침독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깡다구 하나는 끝내주거든. 물론 몬스터에게 싸움 실력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맞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나도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방어를 할 수밖에. 

정말이지 나도 세실 언니처럼 침독이 있었으면 이때 딱~! 한 방 쏘고 싶더라.

몬스터와 싸우느라 여기저기 상처 입은 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참 외로웠어. 사실 나도 예전부터 몬스터한테 감정이 있긴 있었어.

1학년 때였지.

반 아이들끼리 선생님이 없는 단체 톡방을 만들었어. 우리끼리만 편하게 얘기하고 싶어서 말이야.

그런데 거기 몬스터랑 특수반 친구 지민이도 있었어. 하루는 몬스터가 지민이한테 아무것도 아닌 일로, “@#$ 짜증 나게 왜 말을 못 알아듣냐?”라고 하면서 욕설 문자로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어.  

몬스터는 다른 애들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단체 톡방 안에서 계속 지민이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면서 괴롭혔지. 그런데 톡방 안에 25명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몬스터를 말리지 못했어. 왜냐면 너무 무서우니까.

섣불리 나섰다가 지민이처럼 괴롭힘 당할 수 있거든. 


나는 그날 밤 불쌍한 지민이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웠어.

그리고 다음 날 용기 내서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지.

선생님께 단체 톡방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더니 몬스터를 따로 불러 주의를 주셨어. 그리고 지민이에게 사과를 하라고 권하셨어. 그런데 몬스터가 지민이에게 사과를 제대로 했는지는 알 수가 없어.

왜냐하면 그 일 이후, 몬스터가 지민이를 더 많이 괴롭혔거든. 단체 톡방이 없어지니 이제는 화장실 앞에서 주먹 쥐고 때릴 것처럼 협박하는 식으로 말이야. 때리지는 않고 협박만 해서 겁을 주더라고..

“야! 박지민!! @#$!! , 널 애들 앞에서 꿇어 안 혀 놓을 수도 있어, 죽을래 엉?!”

직접 때리지는 않아도 이런 식으로 말로 겁을 주는 것만으로도 지민이는 몹시 무서워하는 기색이었어.

난 그런 지민이를 볼 때마다 그날 단체 톡방 안에서 적극적으로 지민이 편에 서서 지켜 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되었어.

나를 포함한 25명은 모두 숨 죽이고 가만히 있었으니까.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잠을 설치게 되었고

아침에 학교에 가면 지민이를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어.

남이 괴롭힘 당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것도 안 하고 침묵하는 것이 결국 내 양심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지. 하루는 여느 때처럼 우울한 마음으로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어른이 나한테 다가왔어.


“학생~ 안녕, 난 이 근처 경찰서에서 일하는 학교 담당 경찰관이야. 스쿨폴리스(SPO)"라고 부르면 돼. 자~ 여기 내 명함. 넌, 어디 학교 학생이야?”


“ 어... 저, 저는 해룡고... 2학년 1반 셀리나예요”

“와우~ 해룡고? 해룡고는 내가 담당하는 학교 중 하나야~ 

와~~, 너무 반갑다!! 근데 너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얼굴에 고민이 많아 보이는데... ”


난 스쿨 폴리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불쌍한 지민이를 떠올렸어. 몸집은 고등학생이지만 초등학생이나 마찬가지로 천진무구 순진한 지민이. 그리고 그런 지민이를 계속 괴롭히는 몬스터.

정말이지 이대로 계속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랐어. 누군가는 끝을 내어줘야지.

더 이상은 안되지 안돼. 절대.


“저... 스쿨폴리스 선생님...

사실은 저희 학교에 일진 애가 장애인 학생을 괴롭혀요. 학교에도 말했지만 형식적인 사과만 하고 나서 선생님들 몰래 계속 괴롭히고 있어요. 이런 거... 스쿨폴리스한테 말해도 되는 거 맞죠?”


“그래, 맞아. 뭐든지 편하게 말해도 괜찮아. 혹시 지금 시간이 되면 나한테 자세히 얘기해 줄 수 있겠니?”


난 스쿨폴리스에게 그동안 일어났던 일에 대해 말씀드렸어. 선생님 없는 단톡방에서 있었던 일부터 시작해서 지민이가 화장실 앞에서 협박당한 것까지 전부 다.

그리고 그 단체 톡방 안에서 몬스터가 지민이를 괴롭히는 것을 캡처해 둔 스크린숏도 보여드렸지.


스쿨폴리스가 말했어.


“셀리나, 먼저 너한테 이 말부터 꼭 하고 싶어. 지민이를 위해서 이렇게 용기를 내서 말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가 당한 일이 아니면 무관심하기 마련인데, 너는 이렇게 단체 톡방 스크린숏까지 잘 보관하고 있었다니. 정말 사려 깊은 행동이야. 솔직히 너한테 많이 감동받았어.”



다음날, 학교에 가니 어제 길에서 만난 스쿨폴리스가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설문 조사”를 하러 와 계셨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나누어 주시면서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 혹은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를 보거나 간접적으로 들은 일이 있는지를 자유롭게 써 달라고 하셨어.  난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설문지를 작성했어.  그런데 친구들과 함께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동안 몬스터를 비롯한 일진 12명들이 정말 나쁜 행동을 많이 했더라고. 


옆반 유미는 얼굴이 성인 여자 해파리의 나체 사진에 합성을  당했다고 해. 그런데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합성한  남학생이 유미를 일진 12명 단톡방에 억지로 초대해서 사진을 공개하며 조롱하고 협박까지 했고... 견디다 못해 단톡방을 나가면 또다시 초대하 고를 반복했다는거야...

“외부로 사진 유출되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해!”라고 협박하면 서말이지.

사진을 대충 어설프게 합성하는 게 아니라,

마치 실제 하는 사진인 것처럼 보이게 교묘하게 만들었어.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사진을 삭제하고 싶으면 몇

만원씩이나 하는 여러 가지 기프티콘을 사서 보내라고 강요하는 거지. 유미는 그 일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핸드폰을 보기만 해도 식은땀을 흘리거나 몸을 떤다고 해. 


“아~~ 이제 징글징글한 학교생활도 끝이다. 

아마 이 설문조사도 마지막이겠지. 학교를 떠날 생각을 하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하네...”


유미가 세상을 달관한 사람처럼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며 툭 내뱉더니 설문지를 책상 위에 놓고 학교 밖으로 나갔어. 난 유미가 써 놓고 간 설문지를 읽어보면서 굉장히 놀랬어. 유미가 지난 1년 동안 몬스터와 일진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일들이 빽빽이 쓰여 있었거든.


우리 학교의 설문지가 스쿨폴리스에게 전달된 후, 학교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 몬스터 일당에게 당한 아이들이 유미처럼 설문지에 괴롭힘 당한 내용을 자세히 써 놓은 덕분에 경찰 수사관들이 그 설문지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시작할 수 있었거든. 몬스터 일당들이 하나둘씩 경찰에 불려 가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돌더니 점점 학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어. 약간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더 이상 몬스터 애들이 활개 치고 다니지는 못했거든.

이번에 설문조사를 통해서 드러난 가장 많은 피해 사례가 바로 SNS 메신저 아이디를 협박해서 빼앗아가는 거였어.

갈취한 아이디를 어른들에게 개당 1만 원~7만 원 정도 받고 팔면 어른들은 그 아이디로 인증을 받아

불법 도박사이트에 접속하거나 마약을 사고팔 때 사용한다고 했어. 그런 식으로 어른들의 무시무시한 범죄에 이용된 아이디는 다시는 쓸 수 없게 되고 강력 범죄의 공범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거지.

장애우 지민이를 단체 톡방에서 괴롭힌 것, 단체 톡방이 없어지자 학교 화장실 앞에서 툭하면 협박한 것, 그리고 반 아이들의 메신저 아이디를 빼앗아서 어른들에게 돈을 받고 판 것, 유미의 얼굴을 딥 페이크 기술로 합성해서 협박하고 계속해서 기프티콘을 뜯어낸 것 등등... 

몬스터 일당이 그동안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들을 나열하면 이렇게 많아. 특히 유미에게 저지른 범죄는

2020년 6월 개정된 성폭력 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딥 페이크 처벌법’이라고 불리며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해. 딥 페이크 기술을 활용해서 음란물을 만들거나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유, 즉 반포하게 되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해. 만약 영리적인 목적으로 판매, 유포, 제작하게 되는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가중처벌이 이루어지고 말이야. 아무리 초범 즉, 처음 그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일지라도 즉각 징역혁에 처해질 수 있는 강력한 법 조항이지.

“봉쥬르 ~ 꼬망 싸 바?

 bonsoir~ Comment ça va?

셀리나~~ 나 돌아왔어~~ 울랄라~~

내 사랑하는 쌍둥이 동생아~~ 그동안 언니 없이 잘 지냈어?”

세실 언니가 프랑스에서 언어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어. 마치 프랑스 해파리처럼 블링블링~

세련된 모습으로 말이야.  

난 언니가 학교에 없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했어. 평소 정의감이 많았던 언니는 경찰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몬스터 일당이 반 아이들을 괴롭힌 얘기를 듣더니 너무나 화가 난다고 했어.

“와~~ 세실 오랜만이야~~” 

“화려한 프랑스 해파리들 사이에 있다 오더니 더 멋있어졌네~~” 

“야~ 근데 너 없으니까 허전하더라. 이제 졸업할 때까지 외국에 나가지 마~~” 오랜만에 언니와 함께 등교를 하니 친구들이 많이 반겨줬어.

“애들아~ 몬스터가 또 지민이를 끌고 나갔어~

또 괴롭힐 것 같아 어떡해~~”

옆반 석진이가 우리 반으로 뛰어 들어와서 말했어. “셀리나! 가자!”

석진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니가 하늘로 붕 날아올랐어. 나도 언니의 뒤를 따랐지.

우리는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찾아다녔어. 운동장 구석진 곳으로 나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몬스터 일당이 거기 전부 모여 있더군. 지민이를 가운데 놓고 빙 둘러싼 채로. “언니! 지민이가 또 위험한 것 같아!! 빨리 가보자”

우린 전속력으로 날아서 몬스터 일당들에게로 날아갔어. 위에서 내려다보니 역시나 몬스터가 지민이를 때리고 있었어. 언니랑 난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어.


“야! 박지민, 넌 네가 왜 맞는지 모르겠지? 니 문제가 뭐냐면 넌, 너무 나약하다는 거야. 나약한 건 무능함의 증거거든. 무능함이 곧 악이나 마찬가지라서 나는 지금 악을 응징하고 있다 이거지~~ 알겠냐?”

피슝~~!!!

뭔가 날카롭고 강한 것이 허공을 가르고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으악~~~ 악~~


몬스터의 비명 소리가 따라왔어.

아주 눈 깜짝할 사이에 세실이 몬스터의 머리에 침독을 쏘아 버렸던 거야.


몬스터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방향성을 잃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더니 저 멀리 구름 위로 사라져 버렸어.  몬스터와 함께 지민이를 괴롭히고 있던  아이들은 그 광경에 놀라 뿔뿔이 흩어졌고...

“지민아, 일어나 우리가 도와줄게.” 난 바닥에 누워서 울고 있던 지민이를 일으켜 세웠어.

“흑흑, 고마워 쌍둥이 세실, 셀리나. 내가 왜 맞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오늘 몬스터가 말해줬어.

 내가 너무 약해서래... 약하건 나쁜 거라고... “


“야! 박지민, 약한 게 뭐가 어때서? 날 봐, 난 해파리인데 침독이 없어. 난 돌연변이 해파리라서 해파리 중에 가장 약해. 근데 그게 뭐 어때서? 난 남들한테 다 있는 흔한 무기가 없을 뿐이야. 그뿐이라고, 침독이 없기 때문에 난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해파리인 거고 그건 지민이 너도 마찬가지야.”


지민이가 일순 생각에 잠기는 듯하더니 이렇게 말했어.

“특별한... 특별한 해파리.. 아~ 이제 알겠다. 있잖아. 하하... 나도 특별해. 난 특수반 다니니까. 히히.”

“얼씨구~ 너넨 그걸 이제 알았냐? 지민이 너랑 셀리나는 우리 학교에서 가장 특별해. 그래서 너희 둘 다 몬스터한테 괴롭힘 당했잖아~ 쌍으로~~!! 어쩌면 몬스터도 마음속 깊은 곳에선 너희들을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아 ~ 그러고 보니 언니 말이 딱 맞네. 하하하.” 우리 셋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한참을 웃었어.

“근데 언니,, 이번에 침독을 써 버렸으니 어떡하지? 새로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다시 안 나올 수도 있고 말이야..”

“어떡하긴? 침독이 더 이상 자라지 않으면 또 어때? 상관없어. 나도 너처럼 돌연변이 해파리로 살면 되지. 매우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쏘아버렸으니 후회도 없어. 아주 후련~~ 하다 후련해. 하하하”


세실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 사이에서 푸르스름한 빛기둥이 내려오더니 세실의 몸을 감싸 안았어.

푸른빛이 보랏빛으로 변하고 빛기둥 속에서 세실의 몸이 자수정색의 영롱한 빛깔로 변하기 시작했어.

그러더니 근사한 보랏빛깔 자수정 침독이 자라나기 시작했어.


" 세실 언니. 언니 몸이 보랏빛으로 변했어. 침독도 더 크고 근사한 게 생겼어... 자수정 침독이라니...

와~~ 너무 멋지다."

지민이와 나는 세실이 민트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하는 것과 침독이 자라는 것을 쳐다보면서 행복감에 휩싸였어. 우리들의 모습을 하늘에서 뭔가 거대한 존재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알 수 있었어.

마치, 우정, 사랑. 행복... 이런 감정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것을 알듯이 말이야.

우리는 세실의 변한 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어.

운동장에 땅거미가 내릴 때까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갔지..


참!! 몬스터는 어떻게 되었냐고?

세실에게 침독 맞은 몬스터는 하늘로 훨훨 날아가다가 경찰서 앞에 쿵~! 떨어졌대. 

그것도 몬스터를 체포하러 나갈 준비 중이던 형사님들 앞에 말이야 하하하!!!

안됐지만, 몬스터와 12명은 경찰에서 구속수사를 받게 되었어. 딥 페이크 처벌법은 10대라 할지라도 구속 수사가 가능하니까.


그리고 경찰 수사에서 더 밝혀진 것이 있어.

몬스터 일당이 초중고등학생들 500명에게 SNS로 메시지를 보내서 아이디를 안 주면 학교에 찾아가거나 때린다고 협박했다고 해. 그리고 더 무서운 건 그런 몬스터 일당을 뒤에서 조종하는 나쁜 어른들이 많았다는 거야. 

세실 언니와 난 이 소식을 듣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경찰이 되기로 결심했어. 더 이상 나쁜 어른들에게

우리 같은 청소년들이 이용당하지 않도록 직접 어른 범죄자들을 잡으러 다닐 거거든.

애석하게도 성인이 되려면 몇 년 더 남았지만 그전까진 학교 안에서 지민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도우면서 지낼 거야.


멋지고 당당하게!

경찰 제복을 입는 그날을 기다리면서 오늘도 학교로

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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