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주메를 어떻게 써야 먹힐까요? ATS는 뭔가요
10년 경력을 가진 사람도 레주메를 쓸 때는 웬만해선 한 장을 넘기지 않는다.(물론 당연히 예외는 있다. '웬만하면') 외국에서는 자신의 이력을 잘 압축하고 핵심만 적어내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장을 넘겨서 다음 장을 본다는 건 몇 백개의 레주메를 봐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엄청나게 수고로운 일이기도 하다.(우리가 긴 글은 조금 읽다가 넘겨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한글 이력서에서는 “영업 관리”란 이름으로 한 줄이면 끝나는 내 지난 경력. 영문 이력서에서는 최소 5줄은 써야 된다.
“고객 응대, 납품 진행상황 관리, 견적서 작성, 월말 마감 및 결산 등”
처음엔 막막하더라도 막상 적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업무가 많을 것이다.
그 뒤에는 내가 그 업무를 하게 돼서 생긴 변화와 장점에 대해 쓰면 좋다. 지난번에 말했듯 외국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사람이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내가 왜 그 업무를 해야 했는지, 그걸로 어떤 성과가 났는지에 대해 자세히 쓰면 좋다.
그래서 링크드인이 좋다. A4용지 한 장이라는 이력서의 제한 범위와 달리 링크드인에서는 좀 더 자세히 많이 쓸 수 있으니까.(그렇다고 너무 긴 건 또 안 되겠지만.) 요즘은 회사에서도 관심 있는 지원자의 링크드인 프로필에 먼저 들어가 본다고 한다.
신입이라면 역시 인턴, 아르바이트, 학교 혹은 공모전에서 했던 프로젝트, 봉사활동, 교육프로그램 등에 참가한 것 등을 다 적도록 한다. 한글 이력서처럼 수상경력,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그런 것도 다 적는 게 좋다. 그렇게 해서 되도록 한 장을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실 레주메를 쓸 때는 하나를 만들어 놓고 돌리는 것보다 각 회사에 맞게 조금씩 고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내가 번역이 주된 업무인 포지션에 지원한다고 하자. 그러면 나의 이전 직장의 여러 업무 중 번역 부분을 가장 위에 올려둔다. 설사 그게 주된 업무가 아니었다고 해도 첫 번째 줄, 하다못해 두 번째 줄에라도 적어놓아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 회사에 따라 공고에 나온 단어를 잘 녹여내 써야 한다. 뜻은 같지만 다른 단어를 레주메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https://www.jobscan.co/blog/8-things-you-need-to-know-about-applicant-tracking-systems/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외국 기업 같은 경우, 전 세계에서 이력서가 쏟아지고 있다. 나라와 대륙을 넘어 매일 몇 백장의 이력서가 쏟아지는 이곳에서 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사람을 가려낼까?
안타깝게도 적절한 이력의 지원자를 고르는 일은 사람이 아닌 Applicant Tracking System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 한다. 얼마 전 "Best Applicant Tracking Systems (ATS)”이란 포스팅을 봤는데 거기 있던 ATS 프로그램만 500개가 넘었다. (https://www.g2.com/categories/applicant-tracking-systems-ats) 그럼 이 ATS에도 최소한 500 개의 다른 브랜드가 있다는 말이다. ATS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이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가 이렇게 많은지는 솔직히 몰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회사가 이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는 증거였다. (ATS가 그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얼마나 잘 고르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건 주제를 벗어나는 것 같아 언급하지 않을게요.) 이 프로그램을 쓰면 그 많은 지원서를 일일이 인쇄하고, 사람이 하나씩 읽어볼 필요가 없기에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실수로 지원자가 보낸 이메일을 읽지 않거나 지워버리는 경우도 없다. 그리고 자동으로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이력서가 저장된다.
지금 당장은 지원자 A를 뽑지는 못하더라도 미래에 그가 필요할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회사에서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A를 찾아서 그에게 이러이러한 자리가 생겼으니 관심 있는지 먼저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장점으로 회사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많이 쓴다고 한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회사나 스타트업, 헤드헌터는 사람이 직접 레주메를 검토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ATS를 쓰는지의 여부는 알 수는 없지만, 쓸 수도 있다는 걸 염두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이력서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채용 공고와 이력서 간 얼마나 많은 단어가 일치하는지(!)이다. 일치되는 단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면접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마치 포털 사이트에서 어떻게 검색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와 비슷하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좀 받았다. 공고와 똑같이 쓰면 안 되는 것 같아 당연히 비슷한 뜻을 가진 다른 단어를 찾아내느라 머리를 쥐어뜯었는데, 정작 내가 해야 할 일은 공고에 있는 단어를 나의 이력에 적당히 녹여내 이용해야 하는 것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사 소개, 비전, 가치 등에 적힌 단어들을 함께 쓰면 ATS에게 간택받을 확률은 더 높아진다. 사실 이렇게 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묻지 마 지원이 적어지고 내가 정말 원하는 회사를 나 먼저 고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그 회사에 대한 공부도 더 할 수도 있을 테고.
요즘에는 링크드인을 통해서 지원을 많이 받곤 한다. 하지만 링크드인을 통해 지원을 한다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지원자에게 이력서를 따로 제출할지 항상 물어본다. 이때는 그 회사만을 위한 이력서를 따로 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모두를 위한 이력서인 링크드인보다 그 회사만을 위해 만든 이력서에 정성이 담기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사람이 보든 혹은 ATS가 보든 그런 이력서는 분명 차이점이 보일 것이다. 매일 이력서를 보고 사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자기 회사에 애정이 있어서 그 회사만을 위해 만든 이력서와 그냥 돌리는 이력서는 당연히 잘 구분할 것이다. (이런 거 보면 정말 일을 찾는 건 연애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떤 사람에게 마음이 갈까?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모든 이성에게 접근하는 사람 vs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해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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