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할 수 없는 불안이 늘어난다는 것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두 사람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온전히 인생의 반려자를 믿는 다면, 혼인신고라는 사회적인 장치로 나를 보호할 필요가 있을까
지인은 결혼을 하면서, `만약 바람을 피울 시 전재산을 상대방에게 증여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공증받았다고 한다.
그 공증으로 정말 불안감에서 자유로워졌을까?
사람들은 결혼이 주는 안정적인 느낌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영원히 온전한 나의 편이 한 명 생기는 것이라고.
완전한 신뢰나 믿음은 서류나 제도에 사로잡히지 않는 다.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법`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 행동을 규제하는 법은 없지만, 각자가 스스로 정의롭게 행동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세상에 온갖 사람이 다 있으니 이런 사회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면 가능할까?
내가 결혼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혼자일 때는 나 혼자이니 나만 잘하면 되는 데, 반려자가 생기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불안이 생기기 때문이다.
불안하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어떤 상황을 일으킬지 어떤 사고를 칠지.
결국 인생이 비극이라는 뜻은 내 가족의 행과 불행도 나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며, 그것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사랑, 사랑밖에 없다.
그래서 사랑은 행복이면서도 위험하다.
법적인 보호장치 없이도 둘이 온전히 자기 몫을 잘 해내며, 서로를 신뢰하고,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온전한 믿음. 그런 믿음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