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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해봄 Jan 17. 2022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가?

나만의 글쓰기 시간은?

초등학교 시절 베토벤을 주제로 한 연극 무대를 선보인적이 있다. 무대 배우부터 음악, 대본까지 모두 우리가 준비해야 했다. 나는 무대 공포증을 탑재하고 있었기에 무대 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눈치껏 선택하여 대본을 쓰겠다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대본이라고 해봤자 등장인물의 행동을 시간 순서로 나열한 정도였다.  

- 베토벤 등장한다. 피아노 친다. 건반을 쾅 친다. 괴로워하며 달을 본다. 눈물 흘린다. 

베토벤 연극은 어설프게 시작해서 어색하게 끝이 났지만, 낙서장이 된 대본을 한동안 고이 간직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는 글을 참 잘 썼다. 교내 백일장은 물론 여러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재능을 뽐내었다. 그 아이 글에는 그 아이가 반짝이고 있었다. 자신의 풍부한 감수성과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해 내고 있었다.


그녀를 부러워했던 시기심이 시작인 것인지 진짜 내 안에 글 쓰고 싶은 자아가 있는 것인지 헷갈리지만, 어릴 때부터 나는 막연하게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비슷하게 게임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고,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나는 글이 쓰고 싶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일까?


글 속에는 글쓴이가 서 있다.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서술할 줄 알며, 생각의 그릇으로 글을 담아낸다.  공감할 수 있는 글로 사유를 풀어내며 감정을 표현한다. 글로 다듬어진 생각은 선명한 자아를 만들어 낸다. 


나는 그게 없다. 실용적인 글을 쓰며 요약정리를 할 수 있지만 생각을 글로 쓰며 시선을 담아내는 자아가 없다. 나는 어떤 시선을 담고 있는 사람일까? 나의 감정은 연민인가 공감인가? 글쓰기를 통해 나의 시선과 감정을 담고 있고, 사유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뚜렷한 생각을 가진 자아가 내 속에 자라나길 바란다. 



예전에는 밤에 글을 썼는데 요즘은 오전에 글을 쓴다. 9시부터 12시까지 가장 집중해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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