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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향하여

미국 서부 국립공원 여행 - 4주 4천 마일

by lo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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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향하여

우리가 계획한 여정의 북단에 있는 엘로우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은 모압에서 약 600마일 북방에 있다. 하루에 닿기에는 너무 먼 길이라 도중에 어디선가 밤을 보내야 하지만, 숙소는 저녁에 찾기로 하고 우리는 북서로 가는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 사막에서 호반으로

모압을 빠져나와 북서로 돌아 푸른 콜로라도와 그린강을 건너고 다시 사막을 통과하기까지 족히 120마일을 질주하니 멀기만 하던 푸른 산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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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 밖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 구부러진 산길을 계속 달려 솔트레이크시티 근처에 이르니, 겨우 푸른 풀이 자라나는 평원이 나온다. 우리는 거기서 다시 북동으로 방향을 돌려 산을 넘으며 오후 내내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드 넓은 초원을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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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해질 무렵에 유타주의 북쪽 귀퉁이에 이르니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일몰의 광경은 아름답지만, 외진 곳에서 밤을 맞을 듯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우리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한다. 큰 호수 주변에 이르니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여, 숙소를 알아보려고 호숫가로 다가서니...

먼 산 위의 잿빛 구름이 수면에 비쳐 물색은 짙고, 구름을 헤쳐 나온 햇살이 온산을 환하게 밝히니, 바람에 흔들리는 물가의 금빛 갈대들이 마치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하다.

차가 더욱 가속하여 급전진 하는 동안 호숫가에도 어느새 어둠이 잦아든다. 물결이 고이 잠든 시간, 우리도 나란히 누워 잠을 잤다. 정확히는 베어 레이크(Bear Lake) 호반의 한 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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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 도시 파리

다음날 아침 호숫가를 따라 북향 하여 아이다호주로 들어가, 주경계선 북쪽 16 마일 되는 곳에 이르니, 꽤 큰 교회가 앞에 서 있다. 차를 세우고 교회 사진을 찍고 가려니까, 교회 안내소에서 옷맵시 단정한 아줌마가 나와 우리에게 인사하며 교회 안도 보고 가라고 한다. 이상하게도 교회의 이름이 파리 타베르나클(Paris Tabernacle)이다. 프랑스도 아닌 미국의 시골에 웬 파리 시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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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나오다가 길 건너편을 보니 하얀 건물에 큰 글씨로 파리우체국(Paris Post)이란 이름이 붙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니, 옆 건물에는 또 파리시청(Paris City Hall)이란 간판이 걸려있다. 그럼 방금 우리가 본 교회가 노트르담 성당이었나? 지도를 보니, 주변의 소도시들의 이름이 베른, 제네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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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와이오밍주로 들어가는 길에 물새 사진을 찍으려고 차에서 내리니, 뒤에 오던 차에서 사람이 내려와서는 차에 문제가 있는지 묻는다. 앞서 가던 차가 갑자기 길가에 멈추면 귀찮은 일이나 위험한 일을 당할까 봐 지나치기 일쑤인데, 애써서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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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여러 개가 있는데, 남쪽 문을 통해서 들어가려면 우리가 지나 온 와이오밍주 경계선으로부터 100마일 북쪽에 있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는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의 안내소가 있는 잭슨 시내로 들어가는데, 시내 사거리에 사슴뿔로 조성한 아치와 관광객을 태우고 지나가는 마차도 우리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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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 시쯤에 우리는 잭슨(Jackson)에 있는 국립공원안내소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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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소에는 공원 방문객을 위한 관광 정보뿐만 아니라 공원에 서식하는 동물의 생태를 재현한 박제들도 전시하고 있는데, 동물의 움직임이 예술 작품처럼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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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티턴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의 이름은 19세기 비버(Biber)라는 동물의 털가죽을 구하러 캐나다에서 온 프랑스 사냥꾼들이 이곳의 산들을 프랑스어로 Grand Teton(큰 젖꼭지)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한다. 안내소를 나와 바로 북쪽의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서 보니, 눈 덮인 산정이 구름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산들이 젓 꼭지처럼 불쑥 솟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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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안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계절이 바뀐다. 공원 입구에서는 설산을 배경으로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들소들을 보며 초봄처럼 느꼈는데, 조금 더 들어가니 나뭇가지에 붉은 잎이 달려있다. 우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늦은 가을로 껑충 뛰어 빨리 가는 시간을 따라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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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관통하여 북쪽으로 들어가는 동안 고도가 높아지고,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남쪽 문을 통과하니, 또 한 계절이 지나는 듯 나무들도 조금씩 옷을 벗으며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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