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캐니언랜즈 국립공원
미국 서부 국립공원 여행 - 4주 4천 마일
12. 캐니언랜즈 국립공원
우리가 이미 가 보았던 국립공원들이 캐니언이나 아치 등 각각 한 두 가지 특색 있는 경관을 보여주는데, 모압 남서쪽으로 30마일 밖에 있는 캐니언랜즈 국립공원(Canyonlands National Park)은 좀 다르다. 면적이 850평방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대한 공원 안에 캐니언과 메사(Mesa), 첨봉과 아치들이 어우러져 있고 콜로라도강과 그린강(Green River)이 서로 만나는 다양한 경치가 펼쳐져 있다. 여행안내서에 따르면 서부 국립공원의 진기함이 모여있는, 한마디로 모든 서부 국립공원들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곳이란다. 정말 그럴까?
- 공원 탐방
많은 국립공원의 안내소에는 공원 방문에 유익한 자료들이 소개되어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방문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공원안내소(Island in the Sky Visitor Center)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안내원이 설명하는 야생동물의 골격에 대한 수업을 받는다.
공원 안으로 6마일쯤 들어가 차를 세우고 산책로를 걸어 들어가니 벼랑 가장자리에 사람들이 있는데, 그 위에 마치 긴 돌다리처럼 생긴 메사 아치(Mesa Arch)가 있다. 아치 아래로 가보니, 모뉴먼트 밸리에서 본 것처럼 검붉은 기암들이 주름진 대지 위에 박혀있고 그 주변을 메사가 둘러치고 있다. 아치 모양이 메사가 아닌데 그렇게 부른 건 아마도 이 메사들 때문인 것 같다.
산책로에 보니 흙 표면에 미생물들이 서식하는데 그것들을 밟으면 원상 복귀하는데 수백 년이 걸리니까, 바위길이나 모래길로 다니라는 경고문이 있다. 먼 곳의 경치를 보려고 망원경만 가지고 왔는데, 앞으로는 현미경도 가지고 다녀야겠다.
메사 아치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그랜드 뷰 포인트 오버룩(Grand View Point Overlook) 전망대에 가 보니 그랜드 캐니언의 경치처럼 광활한 캐니언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온 길을 다시 돌아 아스팔트 길 북쪽 끝에 이르니 운석이 땅에 충돌하여 생긴 분화구(Impact Crater)가 오랜 세월 동안 침식하여 생긴 업히벌 돔(Upheaval Dome)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분화구 가운데에는 돔(Dome: 둥근 천장)이 아니라 뾰족한 바위들만 모여서 산을 이루고 있다.
안내판 설명문에는 가운데 부분에 있는 소금이 주변의 무거운 바위들의 압력에 못 이겨 위로 솟았을지도 모른다고 꽤나 복잡하게 적혀있다. 설명 읽고, 사진 찍고, 비탈을 오르내리는 이 고생을 왜 하느냐 묻는다면? 그게 바로 여행이니까...
산책로를 따라 그린 리버 오버룩(Green River Overlook)이라는 전망대에 가서 보니, 이름처럼 그린강이 캐니언 속에서 뱀처럼 구불구불 기어간다.
멀리 강가에 떨어지는 햇빛이 아지랑이 속으로 흩어지는 풍경 속에서 우리는 발을 떼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