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니 Nov 22. 2017

장안사에서 만나는 가을의 끝자락

장안사에서 만나는 막바지 가을은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었다.



십일월 끝자락에 만나는 가을은 분주히 떠날 채비를 하는가을의 뒷 모습에 왠지 허전함이 묻어난다.

그 허전함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천년고찰 장안사의 가을을 만나기 위한 발걸음으로 옮겨지고

가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천년고찰 장안사의 풍경은 아름다움 보담  밀려왔다 밀려가는 썰물을 보듯 공허함 만이 자리한다.

늦가을 장안사 대나무숲에서 불어오는 스산한 바람은 그닥 춥지도 않은 나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해운대를 지나 ..  기장을 향해 달리기를 사십분여...

달리는 자동차 정면으로 보이는 이정표에 천년고찰 장안사의 또렸한 글씨체가 눈에 들어온다.

떠나가는 가을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조심조심 앞차를 따라가는 동안  조바심만 가득하다.






장안사로 들어서는 초입...

붉디 붉은 옷으로 갈아입은 산새의 화려함에 절로 탄식이 묻어나고

달리는 차장을 열어 상쾌한 공기를 가슴속으로 받아들여 본다.

이내... 찬바람에 차창을 올리기는 했지만...  도심속에서 느끼던 공기 가 아닌  깊은 산중 자연속 본연의 공기를 맛보는 그 기분이란...  

가슴 깊이 묻어있던 찌든 때가 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천년고찰 장안사에서 만나는 막바지 가을은...

누군가에게는 休息을 제공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인 공간일 뿐이다.

이어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으며  장안사  특산품을 판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무거운 삶의 무게를 느끼며..  애처로이 오고 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노인네의 눈빛속에 홀연 본가에 계시는 부모님이 겹쳐보이는 건...


나도 모르게 노인네에게 발길이 향한다.






 이곳에서 ...   도토리묵과 산채나물을 구입하고선...

구수한 입담의 노인네와 제법 긴 시간 이야기를 한다.

인심도 좋으신 노인네는 손쉽게 말을 받아주는 내가 좋았던지...  !

덤으로 모과 하나를 선뜻 건네 주신다.

다음에 또 오라는 말씀과 함께...

이것도.. 다 부모의 마음인게지 !!!






특산품 시장이 펼쳐진 곳에서 천년고찰 장안사까지는 그닥 멀지가 않다.

천천히 걸음으로 약 십분거리..!

누가 빨리오라 재촉도 하지않고...   그냥 가고싶으면 가고 깊은대로...   가기 싫으면 가기 싫은대로..

내 마음 가는대로 산중 오솔길을 터덕터덕 걸어간다.









부산 기장군 기장군 장안읍 장안리  불광산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장안사 

장안사는 범어사의 말사로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해 쌍계사로 불리다 장안사로 다시 불려졌다 한다.

임진왜란 당시 모두 소실되었다가 인조임금때 태의대사에 의해 다시 중건되었다.

장안사 경내에는 대웅전과 명부전..  그리고 웅진전과 산신각이 있으며,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신 삼층석탑이 자리한다.











해질녘이 가까워서 일까?

산중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매섭다.

바람에 흩날리는 나무 가지 사이 사이 쏟아지는 햇살의 눈부심이 다행히 스며드는 한기를 잠재운다.

천년고찰 장안사는 벌써 다가올 겨울 채비에 여념이 없다.

산을 붉게 물들인 나뭇잎은 막바지 가을을 말이라도 해주는냥

 붉음을 지나 차라리 빈티지 스러운 흙색으로변해가고


멀리..

석교를 지나가는 가족의 밝은 모습과 어우러진 늦가을의 풍경속에 잠시나마 따스한 행복을 느껴본다.

떠나가는 가을을  배웅하는 이들의 모습에 행복이 묻어난다.

각박한 도심숲을 벗어나..

울창한 자연속 ..  자리한 장안사에서 만나는 가을 속에서 하나.. 둘..

올 가을의 행복한 추억 을 가슴속에 저장한다.

다...  힘든 삶을 이겨나가는 생의 원동력이 될터이다.

























가을이 머문 장안사 뒷편...

고불고불 이어진 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길이 자리한다.

늦은 오후...

떨어지는 햇살을 받으며..  마치 대나무에 반사된 그 빛은 쏟아지는 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사사사삭...   대나무 잎들을 헤치며 불어오는 가을 바람속에..

대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 무념무상빠져 있는 나를 발견한다.

유수와 같이 흘러온 날수들이 벌써 올해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잠시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내 자신이 한심해지는 건...   어쩔수 없다.

이렇게 나이만 한살 더먹으며 한해가 흘러간다. 

.

.

.


십일월 끝자락에 찾아든 천년고찰 장안사를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거워 지는 순간이다.  *^^*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