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클럽에서 멀쩡한 남자를 잘 알아봐?

클럽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본다.

by 이차람

소위 말하는 '연애고자' 친구들을 데리고 클럽에 갔다. 클럽에 가니 제법 큰 테이블에 남자 3명이 앉아 있었다. 이제 나에게는 '남자' 3명으로 보이기보다, 엄청 심심한 멀쩡해 보이는 인류로 보였다.

내가 말했다.
“합석해도 되지요? 멀쩡한 사람들이 왜 여기 이렇게 있어요?”

남자 세 명은 S전자 입사 동기들인데, 한 명은 그만두고 창업을 했고, 한 명은 숙박업을, 한 명은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같이 신나게 춤을 추다가 한 명이 멀지 않은 곳에 자신들의 아지트가 있다고 해서 2차 행선지로 정했다.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기본 요금 정도 나왔다. 같이 간 친구는 혹시 이상한 곳에 가는 거 아닌가 싶어서 다른 친구에게 우리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가보니 사무실 겸 프라이빗 라운지 바 같은 곳이었다. 무리 중 한 명이 말했다.

“내가 어쩌다 너희를 여기까지 초대했지? 내가 너희들을 위해 이 술을 따다니!”


나중에 알고 보니 이들은 성형미인을 좋아하는 취향이었고, 이상형과 다른 우리들을 아지트로 데려와서 비싼 술을 개시해 스스로 놀란 것이었다.

“그럼 우리는 왜 여기로 데려왔어?”


“밝아서. 너네는 참 잘 웃어.”

우리가 고딩처럼 깔깔대고 웃긴 한 것 같다.


자신들은 결혼을 해도 계속 이곳에서 3인방끼리 뭉칠 거고 놀거라고 했다. 나는 혼자 생각에 빠졌다.


내 남자가 아지트를 따로 만들어서 논다? 그게 나쁜 건 아니지만 나는 내 미래의 남편이 가정적이고 취미 생활을 해도 이런 취미는 아니길 바랬다.


2025년 4월 15일 오후 11_36_01.png


그 다음 주, 나는 또 친구들을 데리고 클럽에 갔다. 이번에도 같은 테이블에 남자 3명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자란 중국인 2명과 독일인이었다. 나이들이 좀 있어 보였다. 한 명이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했는데, 우리가 믿지 않자 네이버에 검색해 보라고 했다. 검색하니 정말 대학병원 흉부외과 의사가 맞았다. 독일인은 함부르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구글에 찾아보니 사업체가 나왔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클럽에서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3명이서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우리는 비행기 비즈니스석에서 만났어요.”

3년째 만나고 있다고 한다.


'호텔 라운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 홍대 앞 이 작은 캐주얼 클럽에도 오는 구나. 그래서 뻘쭘하게 어색하게 앉아 있었구나' 싶었다. 마침 그때 어떤 언니가 자꾸 우리 쪽으로 와서 몸을 흔들며 춤을 췄다. 너무 심하게(?) 독일인에게 어프로치를 하는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명품을 잘 모르는 나도 알아보는 그의 팔찌며 시계가 보였다.


나는 그 언니에게도 물어봤다. (나보다 어려 보였지만)

"언니, 무슨 일 하세요? (직업을 말하면 편견이 생길 것 같아서 그녀의 답변은 쓰지 않겠다.) 언니 우리 이럴 정도로 외롭진 않차나요" 하니 그 언니는 다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한 중국인은 골프를 치러 왔는데 이번 모임 사진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몇 명은 연예인도 있었다. 아 이건 정말 나와는 어나더 월드인데, 신기한 사람들을 만난 셈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언급한 사람들과 SNS 친구를 맺고 가끔 만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과 있으면 편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고, 외모적으로도 내가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지, 나만의 데이터가 만들어졌다. 이렇듯 클럽뿐 아니라 카페, 모임, 세미나에서도 마음을 열면 누구와도 알아갈 수 있다.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클럽에서 멀쩡한 남자들을 잘 알아봐?”

“뭔가 어색해서 그 장소에서 둥둥 떠 보이는 사람들이 있어. 나처럼 어색하고 심심해 보이는, 같은 부류를 알아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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