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어디까지 중요할까?

내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by 이차람

데이트 앱을 통해 알게 된 남자 사람이었다. 동갑내기였고,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출판사 직원이었고, 그는 강남의 한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였다. 취향이 비슷해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고, 내 기대도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는 성실하게 굿모닝 톡과 굿나잇 톡을 보내왔다.

나는 파주에서 일했지만, 강남의 거래처를 만나러 자주 나갔다.


"날씨도 좋은데 우리 강변에서 만날까요?"
"아...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서요."

'날도 좋은데... 내가 강남에 나갈 일도 있는데...!' 아쉬웠다.


나는 원래 소개팅이나 데이트 앱을 통해 알게 된 사람과는 직접 만나기 전까지 온라인 연락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잘 모르는 사람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문자 연락을 꽤 자주 하는 스타일이었다. '도서관에서 카톡 보내며 월급 루팡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다음 주, 나는 다시 약속을 잡으려 했다.

"이번 주에 저 강남에 나갈 일이 있는데, 언제 시간 되세요? 제가 스케줄을 맞춰 볼게요."

"이번 주에는 워크숍이 있어요."


음... 이렇게 만나지도 않고 온라인 연락만 3주째라니. 누구를 통해 알게 된 것도 아니고, 데이트 앱에서 만난 사람인데… 정말 이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정체도 모르는 사람과 온라인으로 친분을 쌓고 있는 건가? 동갑이라 벌써 서로 말도 놓은 상태였다. 나는 이 상황이 매우 이상했다.


결국, 솔직하게 물었다.

"근데, 있잖아. 솔직히 내가 널 직접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믿어? 너 유부남일 수도 있잖아."


"아... 그럴 수도 있네. 나 유부남 아니고, 거짓말한 것도 없어."

"그럼 만날 의지는 없고, 그냥 펜팔하고 싶은 거야?"


"아니야. 쑥스러워서 그래."

"그런 거면, 불편하면 안 만나도 좋아."


"아니야. 만나서 오해를 풀고 싶어."


"그럼 나 오늘 6시까지 너네 도서관 앞으로 갈 거야. 나와."


그렇게 우리는 만났다.


나는 이미 화가 나 있었다.

"만나지 않고 관계를 이어나갈 셈이었어? 왜 자꾸 만남을 미뤄?"


그는 쭈뼛쭈뼛 입을 뗐다.


"내가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천천히 만나고 싶었어. 일찍 만나면 다 차였거든. 아마 너도 그럴 거야. 네가 나를 차도 이해해."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상처받지 않으려고 나를 유사 연애 대상으로 이용한 거잖아."


"미안해."


"나는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너는 설레었니?"


그는 솔직했다. 그 솔직함에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외모 때문에 만남을 미뤘다니...

나는 그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그리고 그런 말을 한다고 그가 자신감이 생길까?


"외모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외모는 자신감이야."

이렇게 말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자신감. 그건 무엇일까? 나도 매년 나이를 먹으며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강변을 걸으며 다양한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결국 외모 이야기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나의 외면보다 내 생각과 태도는 어떠한가. 깊이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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