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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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J

사랑이 뭐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다.

아니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


집착하는 사랑

등대같은 사랑

바람같은 사랑

햇살같은 사랑

이기적인 사랑

묵묵한 사랑


나 조차도 일괄적인 사랑의 형태를 보이지 않는다. 상대를 생각하는 정도, 상대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한 사람도 한가지 형태의 사랑을 하지 않는데, 세상엔 다양한 사랑법이 존재하겠지. 따라서 내 남자의 사랑법이 나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잘못된 방식은 아닐 것이다. 물론 사랑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하지만 문제.

여기서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신뢰관계를 쌓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사랑법은 나에게 틀린 사랑법이다. 나 역시 상대에게 틀린거고. 이 합의점을 잘 끌어내야지 싸움이 잦아들고, 헤어지지 않은 상태로, 단기간 연애에서 장기간 연애로 바뀔 수 있는 거겠지.


살고 있는 시간이 다른게 되면 어떨까.

상대는 바쁘다. 본인의 시간이 별로 없다. 회사가면 몸과 정신 둘다 너무 지쳐와서 잠도 일찍 잔다. 뭐 평범한 회사원 같겠지. 7시쯤 일어나 준비하고 8시 출근하고 9시 부터 일하고 8,9시까지 야근하고 집에와서 씻고 밥먹으면 너무나 지쳐서 자기 시간은 거의 없이 멍때리다가 금방 잠이 든다. 퇴근을 조금 일찍할땐 운동을 간다. 이렇게 주중을 보낸다. 하루에 한시간 정도 자기 시간이 있으려나?

주말도 비슷하다. 피곤은 연장되어 잠으로 1/3을 보낸다. 한달에 한두번 정도 주말출근을 할수도 있다. 대외적 약속은 한달에 한번, 많아야 두번?

내 회사는 상대보단 탄력적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있을땐 미친듯이 주중주말이 없고, 없을땐 한량이다. 철야가 많고 새벽에 주로 끝나기 때문에 출근이 늦어진다. 원치 않게 상대와 생체리듬이 다르다. 나는 7시에 깨는 법이 없고 상대는 12시를 넘겨서 자는 법이 없다. 시차가 있는...롱디 같은 느낌? 타이밍을 놓치면 그날의 대화는 없다.


이 시차로 인해 서로 오해가 쌓이면 문제가 생긴다.

나는 성격이 엄청 급하고, 문제가 생기면 와다다다 폭발해내야지 풀리는 성격이다. 감정을 풀지 못하고 기다리는 순간 문제는 화로 변한다. 불꽃이 용암으로 바뀌는거지.

하지만 내가 불이면, 상대는 물과 같다. 문제가 생기면 그의 감정은 꽁꽁 얼어버리고 깊은 수심의 물살같이 느려진다. 이것의 포인트는 나는 화가 날 수록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느라 평소의 생각의 속도보다 열배는 빨라지는거 같은데 연락할 타이밍을 놓치는거다. 자거나 일하거나 멍때리느라.


여기서 다른 문제.

최근 알아낸거론.. 나는 사람자체에 관심이 많이 없다. 특히, 겉모습에. 관심이 있다면 정신적인 부분? 가치관 사고방식 등등 그런거 정도. 그사람이 뭘 입었고 뭘 하고있는지 뭘 좋아하는지는 그사람의 가치관을 알아내는 척도일뿐, 사실 내 관심 대상은 아니다. 물론 명확히 구분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그 만큼 그 사람 자체가 너무나 궁금한데, 상대는 감정, 회사일 등등을 별로 공유하는 타입이 아니다. 적지 않은 남자들이 그러니까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겠다. 대신 상대는 겉모습, 오늘 열심히 꾸미고 나오고, 말투를 바르게하고, 행동을 바르게 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지금 하는 행동에 대해서만 공유를 하는 것. 지금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먹고 피곤하고 하는 일상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럼 결국 맨날 똑같은 얘기를 주고 받는 건데!! 속얘기를 왜 안하지? 얘기를 해보니 이런 사람이 남녀 모두 생각보다 많다. 나한텐 그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일 뿐이라고!!!!


나는 속얘기만 궁금하고 상대는 지금 하는 행동만 말하고. 거꾸로 상대는 내 속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나는 상대가 지금 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뭘 하는지 궁금하긴 하다. 나랑 함께할 시간이 언제인지 알아내는 정보니까. 즉, 퇴근했으면, 밥먹었으면, 우리 대화(속얘기) 할 시간이 언젠데?를 물어보는거지.

그래서 종합적으로 무뚝뚝한 남자와 호기심 많은 여자의 조합은 여자의 답답함으로 끝이 난다. 나는 서로를 꼭 껴앉고 있을때 안정감을 찾는데, 상대는 한발자국 옆 떨어져 나란히 걷는상태에서 안정감을 찾으니까.


결국,

시차가 생기고 오해를 풀 타이밍을 놓치는 상황에서 상대의 이런 태도는 나를 미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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