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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gswann Jan 18. 2021

에너지에 대한 단상

원래 막연한 궁즘증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요가를 배우면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공기나 중력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흐르고 퍼지고 쌓이다 폭발하고 고이기도 하는 것. 요가를 꾸준히 수련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도 오랫동안 수련해 온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아우라랄까, 에너지가 좋았기 때문이다. 가벼우면서 깊고, 유연하면서 단단한.


3년 전 발리 우붓의  요가원에서 만난, 40대에 요가를 시작해 30 넘게 수련중이라는 할머니(라고 부르기도 미안한 )과의 만남은 하나의 계기였다. 수업 시간 동안 옆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특별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고, 수업이 끝난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7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균형잡힌 몸과 건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그분은 30대에  치료를 받고 이러다 죽겠다 싶어, 살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고 . 일본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살다가 은퇴  요가에 집중하기 위해 우붓으로 이사 왔다고. 나도 70대에 (살아있다면) 그와 같은 에너지를 갖고 싶다고 하자 자신은 오래 꾸준히 요가를 수련한 , 자연스레 건강에 관심이 생겨 채식 위주로 식습관 개선을  것이 전부라며 요가를 하면서 변화를 직접 느껴보라고 했다. 그리고 작은 것들에 감사하라고. 죽음을 앞두면 지금 걱정하는 것들 대부분 별거 아니고 결국 가장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이 남는다고.


관계에도 종종 에너지가 영향을 미친다. 나의 에너지가 상대의 에너지와 상호작용하며 조화를 이룰 때 편안함과 끌림을 느끼고,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고 싶어진다. 반대로 느껴지는 에너지가 나와는 맞지 않아 불편할 때도 있다. 그 불편함을 반복해서 느끼면 만남을 회피하다가 점점 멀어진다. 나는 어떤 에너지를 가진 사람인지, 어떤 에너지를 가진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 내가 가진 에너지를 누구/무엇에게 어떤 방식으로 쏟고싶은지 생각한다. 넘치는 호기심의 결과로 그간 여기저기 다양한 곳에 에너지를 흩뿌려왔는데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싶...긴 한데 이 성향이 어딜 가진 않으니 쉽진 않을 것도 같고. 일단 요가와 명상 훈련을 통해 내 안의 에너지를 채우는 것 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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