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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ori Jul 31. 2017

창의력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다

밥벌이를 반복하다

 세상은 창의적인 사람을 찾는다. 창의력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창조성(創造性)이라고도 하며 이에 관한 능력을 창의력(創意力), 창조력(創造力)이라고 한다. 창조력은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통찰에 힘입어 발휘된다."라고 googling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도무지 도움이 안 되는 설명이다. 대추는 대추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이고, 대추나무는 대추가 열리는 나무라는 설명에 대한 이외수 선생의 혹평에 깊은 공감을 보낸다.


 마케팅에서 USP(Unique Sales Point)는 처음부터 기획하게 된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사용자 환경(Usage Scene)을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실패가 높아지는 이유는 하루 종일 책상에서 앉아서 전문가랍시고 자기만족을 위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는 여러 곳에서 유효하다. 수많은 전문가들은 안 되는 방법을 지적하는 사람이란 현장의 농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대박을 치는 제품과 최적화 솔루션이 드물다는 것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USP는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현실적 또는 잠재적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며, 해결 과정이 기존의 방식보다 시간을 단축하고, 단계가가 짧아지며, 비용이 적게 들어야 혁신이란 말이 따라온다. Wow factor는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속담에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기획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과 시장의 소리를 경시하는 이유다. 경청과 역지사지의 마음이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기획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무엇보다 시장은 나보다 항상 진보적이고 창의적이다. 내가 생각해 본 것을 찾아보면 먼저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많은 표본을 통해 깊이를 더 할 수 있다. 생각을 현실로 갖고 오는 시간, 방법, 비용이 창의력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시장은 Needs와 Wants의 시장으로 구분된다. 제품이 팔리는 카테고리에서 요구되는 기본 사항은 필요(needs)의 시장에 가깝다. 이 시장은 가성비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핵심 요인이다. 우리가 창의력을 바탕으로 바라볼 시장은 욕망(Wants)의 시장이다. 기획하고 영업하고, 홍보하는 기업의 부서는 전문가 집단이지만 분석의 전문성과 현장의 전문성을 모두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장 부서의 경험과 고객 요구사항(VOC)을 이해하고 내부에 전달할 좋은 체계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논리와 감성의 교차점으로 해석하는 내부 역량이 중요하다.


 과거에 영업이 물건을 팔기만 했다면 지금은 판매하는 제품과 솔루션의 기술적 배경지식과 시장 변화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체득한 지식과 경험이 변화하는 방향에 유효할 때 창의적이고 유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이디어란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연결함으로 얻게 되는 것처럼 데이터란 매개체를 수단이 어떻게 다양한 산업을 통합, 융합하여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실마리를 갖고 고객관계 관리, 요구사항과 이력관리를 한다. 누적된 고객 정보가 내가 확보한 시장(Captive market)에 관한 직접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공하기도 하고, 사용자의 시도를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만든 사람의 목적과 달리 필요에 따라 기발한 방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선도기업과 경쟁사가 먼저 기획하지만 시장을 장학하는 것의 순서가 꼭 일치하지 않는다. 애자일에서 빠른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실험하고 보완, 조정을 반복하면 완성도를 올리며 변화도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처럼 사용자, 고객, 충성 고객들의 문제(욕망)를 해결하는 것이 사업의 창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의 사용자를 보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만든 목적과 다르게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하고 그 생각(ideation)이 정말 좋을 때가 있다. UX(사용자 경험)와 CX(고객 경험)에 관한 논의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 혁신을 혁신한다는 시도는 언제나 진행형이다. 가능하다면 브랜드 경험(BX)으로 발전해야 한다. 집안을 세우고, 이름을 세우고 족보를 만들어왔듯, 사업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결국 이름(브랜드)을 세우는 과정이다.


 고객들의 전혀 다른 사용 목적을 관찰함으로, 그들의 욕망, 욕망을 달성하는 과정, 실패한 요인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이유와 목적이 합리적이고, 구현이 실현 가능하며, 잠재성이 뛰어나다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이 방법을 검증하는 또 다른 방법은 다른 고객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니터가 광고판으로 둔갑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PDA를 넘어서 전화기에 모니터, 통신, 텔레비전, 인터넷을 묶어서 스마트폰이 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잠재된 고객의 욕망에 정말 잘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제록스의 기술, 운영 시스템의 기술, 아이튠즈의 기술을 이야기 하지만 잡스가 사람의 욕망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유사한 상상을 한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도전하고 실행한 사람이 목표에 다가간다는 사실이다. 특허 발명 기획을 한 경험을 돌아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과거에 불가능했던 고객의 요구사항을 잊지 않았는 점과 디지털 데이터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디지털 데이터와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인감의 오감을 확장하는 과정일 뿐이다.


 고객의 요구사항(VOC, Voice of Customer)에 귀 기울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결정해서 진보한 제품을 내놓으려고 시도한다. 영업, 마케팅 관점에서 정보를 모으는 방식으로 빅데이터(big data)와 막대한 컴퓨팅 능력을 통해 데이터 간의 연결성을 파악하는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그런데 통찰력 있는 데이터는 사람이 넣는다. 기계는 엄청난 연산능력을 사용하지만 통찰력, 확장 사고와 관련해서 아직 인간의 유용성이 존재한다. 사실 이런 기계를 인간이 만들지 않았는가? 


 고객관계 시스템(CRM)도 발전하고 있다. 창의성이란 존재를 찾아내고 시장을 통해 무한대로 가치를 키우려는 시도다. 정성적 데이터를 어떻게 정량적 데이터로 치환할 것인가의 문제다. 사견으로 질적 평가는 실행에 대한 결과로 데이터가 추출된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기업이 동의서를 받고 게시판에 글을 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시판의 글에 따라서 대가를 지급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Freemium이란 말처럼 베푼 뒤에 받는 시스템들이 발생하는 이유다. 그렇게 다양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검증한다. 시연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가 홍보와 마케팅의 관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영화를 보러 가서 광고를 보면 대가를 지급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손쉽게 얻어걸리는 기회는 적다. 이 기회를 받아들일 통찰력이 축적되면 창의성은 점진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공자의 일이관지란 본질의 깊이를 통해 서로 다른 듯한 것을 접근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인사이트다. 또 다른 측면의 인사이트란 작은 차이를 구분하는 전문성이며, 더 나아가 다른 것과 연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상상하는 능력에 가깝다. 서로 다른 것이 왜, 어떻게 연결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되는지 아는 것은 필요한 이유다. 깊이는 단시일 내에 생기지 않을 뿐이다. 


 내가 종사하는 기업도 이 과정을 통해 특허 출원을 진행한 제품도 있고,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시장 예측의 실패, 기술적 구현의 오류, 편의성 개선 또는 실패와 같은 다양한 결과를 갖고 있었다. 투자처럼 혁신적인 제품은 텐버거와 같이 다른 매몰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도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도 따라온다는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니다. 생각의 확장은 또 다른 기회를 열기 때문이다. 단지 그 과정을 정형화된 이론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다르지만 경험과 지식의 총량은 더 적절한 해결책에 가까이 가는 근거가 된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돌아보면 다른 상황의 결과치다. 많은 기업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이유이며, 점진적으로 기획단계부터 확률을 올리는 사전 분석도 강화되고, 실행 과정의 반복 관리도 정교해지고 있다. 인생에 마주하는 대부분의 과제를 대하며 인간은 미래의 불확실성은 확률이란 접근법으로 리스크를 상쇄한다. 뛰어난 재능도 이 과정이 없으면 용불용설처럼 퇴화된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창의적인 인재를 갈구한다. 내부에서 창의성이 폭발적으로 생산된다면,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가정 때문이다. 대체 창의이란 무엇인가? 창의라는 검색을 하면 전구가 밝게 들어오며 "idea"라고 쓰인 이미지와 그림이 많다.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좋은 생각도 현실에서 막상 도전하면 안 되는 이유가 수백 가지다. 무엇보다 머릿속에서 전구 사진만 왔다 갔다 한다. 왜 그럴까?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먼저 해본 것이 많기 때문이다. 창의력의 설명처럼 불이 들어오는 결과는 알겠지만 "HOW, 어떻게"라는 것에 대한 설명은 없다. 참 야속한 현실이다. 스스로 창의력이 없다는 명제에 한 표 던지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 번쯤 "그거 좋은 생각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 생각의 과정을 짚어 그 본질은 내가 하는 일에 조금씩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다.


 회의를 하다 개발팀장님이 "창의력은 타고나는 것 같아"라며 자조 섞인 말을 한다. "누가 그래요? 그런 말을 증명할 수 있는 일입니까?"라고 반문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그것이 안 되는 이유를 찾는다. 여기까지 할 수 있다와 모른다는 말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때 용기 있게 인정해야 배울 기회가 생긴다. 공자님이 수 천 년 전에 "어린아이에게 묻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다"라고 무지 타파를 외쳤는데 말이다.


 컴퓨터에 비디오 출력이 1개에서 2개가 되었을 때 대부분 2개가 된 장점을 강조한다. 이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이다. 결국 가격이 얼마인가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모니터를 두 개씩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더 뛰어난 사람은 두 개의 모니터에서 사용할 프로그램을 고민한다. 엉뚱해 보이지만 한 개의 모니터로 두 개의 컴퓨터를 사용할 방법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왜 다를까? 아이디어란 서로 다른 두 가지를 합치고, 또는 제거하고 조정하고, 시간의 간격을 두며 만드는 일이다. 그 두 가지가 연결되어 있을 때도 있고, 떨어져 있을 때도 있다. 연결된 제품의 예로는 예전 VCR과 TV를 일체형으로 만들거나 PC와 Monitor를 합체한 All-in-One PC처럼 흔하다. 대륙의 실수라고 말하는 제품들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며 가성비를 높인 것들이 많다. 연결된 제품은 궁극적으로 가성비 영향이 크다. 하지만 떨어진 제품이나 생각을 연결하면 폭발적인 효과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ipod, iphone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당연하지만 모든 제품에 네트워크가 연결된 제품을 통해 우린 많은 것을 해내고 있고 숫자로 치환된 현실은 사람을 위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것이라 믿는다.


 나는 창의력은 계발 가능한 범주에 있다고 믿는다. 가끔 또라이, 오타쿠처럼 보일지 모르는 사람들이 신박한 일을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시간을 더 많이 사용하고 대가를 쟁취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을 사용하면 반드시 대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놀면 재미있거나 재미없는 이유를 알게 되고, 공부하면 지적 만족감이나 짜증 또는 쉽게 잠이 드는 법을 알게 된다. 그 가치는 다르지만 시간을 사용하면 반드시 그 대가가 존재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반복이고 반복의 과정에서 차이를 이해한다. 차이를 이해하는 깊이가 수준이고 깨달음이다. 깨달음이 일정하게 적용 가능하면 이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무적인 일은 다른 부분에 적용할 근간이 된다. 인간은 시간을 통제할 수 없지만, 시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경험과 데이터를 얻고, 깨닫는 과정이 창의력을 얻는 한 가지 방법이다.


 스티브 잡스가 'The Difference'라고 한 부분을 대단히 많은 과정 속의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기미를 알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동양 고전의 인식처럼 감탄할 부분이다. 연구개발의 영역이 아니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숙련도의 단계를 넘어서며 작은 차이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해 뛰어난 결과를 낸다. 그런 사람들이 창의력 있는 사람들이다.


 한 가지에 몰두해서 반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작이다. 그래서 좋은 선택이 필요하다. 운동선수들의 반복 훈련을 통해 잘 될 때와 그렇지 못할 때를 이해하 가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장점이 잘 발현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장보다 중요하다. 어떤 분야를 선택하기 전, 자신의 장점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전략적 접근에서도 중요하다.


 사업 계획을 하면 시장과 고객을 목표로 Strategy, Target, Positioning란 거창한 STP전략을 만든다. SWOT 분석, 경쟁론에서 말하는 요인을 점검하면 손자병법의 지피지기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외부와 내부를 알아가며 당면한 목표와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 그 이후엔 실행, 조정, 재실행의 반복이다. 어떤 고객은 사고, 어떤 고객은 안 사고, 어떤 고객은 불만을 표출한다. 반복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고객이 주요 고객이 될지를 알게 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고객들이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더 숙련되면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 검증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선행한다. 직무에서 사용하는 엑셀과 파워 포인트 작업을 반복하면, 숙련되고, 활용하는 과정으로 발전하는 것과 같다. 시간을 사용한 경험이 지식이 되는 과정이 되어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지식이 지혜가 된다면 창의력이 아니라 현명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별개의 길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지식이 지혜가 되기 위해서는 왜 안 사고, 왜 불평을 하는지까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차이나 기미를 발견하는 방식을 다른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혼자서 하면 평범치 않은 인물이 되고, 함께 해서 더 큰 성취에 도달하면 위대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작게는 현재보다 더 나은 조건과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비록 나도 위대한 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기획한 제품이 세상 곳곳에서 지금도 사용되는 즐거운 체험을 해봤다. 다른 비유를 한다면,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는 그립의 조그만 차이가 발생하는 궤적의 변화를 더 많이 아는 것이다. 그 작은 차이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다른 곳에서 그 차이를 발생하는 본질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구질을 만드는 것은 다양한 시행착오의 결과로 얻어진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서 많은 비판을 하는 이유는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에게 ㄱ장 치명적인 이유는 "너 때문에 안 사"라는 말이다. 이 결과를 해결할 방법은 상대방을 감동시킬 일을 하거나 안 파는 결정이 가장 효과적이다. 불편해도 반복적으로 만나고 이유를 듣는 경청을 통해 원인을 알아야 한다. 기술적 창의력과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창의력은 하나로 규정하기 어렵다. 인문학이라고 하는 문학, 철학, 역사, 시, 서, 예, 화를 읽는 것은 변덕스러운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창의력은 결국 반복과 지식의 추가, 변화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알아가고 누군가를 만족시키면 타인이 당신을 창의적이라고 말하게 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분야 없이 막연한 창의성이란 발생할 수 없다. 분야를 선택하고 그 반복 과정의 맥락을 이해하며 도전하고, 같은 분야를 도전하는 사람들이 뭉쳐질 때에 창의력은 더 크게 다가온다. 막연히 창의력을 도전한다면 생각의 힘을 기르는 인문학적 또는 철학적 접근을 이해하는 것일 수 있지만 거친 과정은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 두뇌는 생각 공장이고, 그 생각 공장이 잘하는 것부터 조금씩 확장하는 것이 좋다. 생각 공장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않으면 공장의 효율도 확률도 떨어진다. 


 연애를 잘하면 영업도 잘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 바람둥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을 훈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애처럼 제정신이 아닌 상태는 종교와 같이 누군가의 말에 자발적으로 경청하고, 그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별짓 다한다는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누군가를 만족시키려는 노력과 경험은 생존에 직면했을 때 더 큰 생존력을 만들어 준다. 엄마들이 여자보다 강한 이유도 아이를 바라보고 듣고, 만지며 깨닫는 것이 남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란 상상을 한다. 그 본질을 자신의 본업에 적용해 보고 얻음이 있다면 좋은 일 아닐까?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도 잘 이해하고, 경쟁사 제품을 잘 안다고 물건을 잘 파는 것이 아니다. 보고서를 잘 이해한다고 보고서를 잘 만드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가?  구매하지 않는가?라는 인간적 고뇌가 더 중요하다. 어떤 보고서는 왜 좋은 평가를 획득하고, 어떤 보고서는 비판 대상에서 벗어나기 힘든지 이유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유를 알면 왜 그렇게 했는지 맥락도 이야기할 수 있다. 사실 인지적으로 보면 가격은 살 마음이 생긴 뒤에 논의되는 문제이다. 불필요한 물품에 대해 가격을 조사하고 분석하고 흥정을 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정량적으로 서로 쉽게 이해하기 때문에 사용할 뿐이다. '왜'라는 질문은 결국 호기심과 관심의 발로다. 연애는 이런 기본 사항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에서 영업 사원들이 상투적으로 하는 말은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말이다. 영업 잘 못하는 사람의 특기는 싸게 파는 것이고, 싸게 팔아서 기업이 지속적인 잽을 맞아 피로가 누적되게 만든다. 조금만 더 깊이 있게 대화해 보면 영업 사원들은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다. 그 정보를 활용하는 문화는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협력이다. 조직에 반영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문화의 개선이 중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가격만을 이야기하는 영업인력은 Xiaomi와 같은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 분명 그곳에 갈 실력이 된다고 해도 또 만만한 가격이 비싸서 못 판다는 이유를 끊임없이 말하며 정체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반복을 통해서 창의력을 얻을 수 있지만, 하던 대로만 해서는 창의력을 얻을 수 없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오류가 적고, 분야의 Spirit(魂)이 생기고 깊이가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창문을 닦는 사람이 숙련되면 생산성을 바탕으로 급여를 더 지급한다. 그 숙련도가 정체되기 시작하면, 급여 조건도 정체된다. 밥벌이를 하는 곳에서 승진을 하는 이유는 시간이 경과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시대는 20세기에 존재했던 일이다. 우리가 밥벌이를 하며 승진할 때가 된다는 말은, 그 지위에서 해야 할 일은 마스터했다는 기업의 평가에 따른다. 더 좋은 여건과 변화된 환경에서 기대하는 것은 새로움을 더해 더 발전하길 바란다는 의미이며, 그 발전 속에 배움과 새로운 창의력을 통한 도전에 대한 기대치도 포함한다. 첨언하면 승진 전에 승진 지위의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얼마나 했는가는 대단히 중요하다.


 왜라는 이유를 알게 되고, 타인이 바라는 욕망을 이해했다면, 꼭 내가 제시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어떤 방식을 더하고 빼서 만족도를 올릴 수 있는가를 실험해 보는 것이다. 애자일이 개발을 넘어 기업 경영의 다양한 환경으로 애자일 기법이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다.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과 순서를 프로세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포메이션도 업무의 본질에 새로운 기술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얻기 위한 노력이다.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범위를 잘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창의력을 상황에 최적화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 


 창의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해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라는 말은 아니다. 시간은 어느 곳에 사용하는 결정은 동시에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다른 것을 포기하는 일이다. 그 선택에 균형과 합당한 이유가 되어야 삶이 좋아질 확률이 올라간다. 해외영업을 하며 일 년에 3-4개월을 밖으로 돌아다니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 IMF 시절 흩어진 선배, 동기들의 연락이 드물고, 선택한 직업의 특수성으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었던 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기 때문이다. 자주 돌아보고 성찰한 시간만큼 또 다른 새롭고 신선한 생각이 축적된다. 이렇게 형성되어 몸에 착 달라붙은 생각은 다양한 환경에서 자동적으로 사용된다. 지식의 본질을 유지하고, 현재의 기술과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그것을 새롭게 정의할 때 혁신을 달성한다. 삶도 유사한 방법으로 더 합리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동일한 것이 전과 다르게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언어의 부족과 내 실력이 문제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은 아주 큰 즐거움이다. 정주영의 "해봤어?"라는 한 마디가 의미 있게 들리는 이유다. (들을 땐 현타가 올 수 있지만..)


 조선시대 유한준의 시와 유홍준 교수가 말한 의미는 어느 분야에서나 창의력을 만들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블로그 이웃의 글에서 보고 로맨틱한 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이 말을 좀 더 이해하고 연애와 내가 하는 영업도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 석농 화원 유한준 발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유홍준, 나의 문화 답사기


 맥락(context)이 없는 인간은 없다. 모두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분야던 새롭게 뚝딱 나오는 분야는 없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그 시작이 조촐할 뿐이고 그 규모가 어느 수준에 다다를 때까지 잘 눈에 띄지 않을 뿐이다. 사람들은 창의성이란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거나 천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과 같이 창조했다고 생각한다. 에디슨이 실패하는 수 만 가지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 것처럼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배운다는 학습의 자세는 꼭 책만 보는 것은 아니다. 책의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는 삶에서도 중요하다.


 세상 아무것도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몸에 남고, 머릿속에 남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것이 혁신도 만들고, 창의력도 만들고 궁극적으로 차이를 만든다. 창의력이란 잡스의 말처럼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그 차이의 격이 창의력과 혁신의 수준을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무엇을 미친듯이 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불광불급이란 말처럼 해보는 것이다. 늙으면 못하거나 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좋은 추억을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만들어야 한다. 이야기가 쌓인 만큼 창의력도 삶의 깊이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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