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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Dec 18. 2022

악마의 부정을 감시할 자

과연 있을까 싶은 소름 끼치는 사건, 사고를 뉴스나 시사 프로에서 접하게 되면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다른 세계의 이슈거리로 현실성 없이 느껴질 때가 있다. 


뒷골목, 지하 세계의 무시무시한 살상의 현장,

전쟁터 속 포탄에 희생된 민간인들의 공포,

중국의 어느 음침한 곳에서 벌어지는 장기매매,

연쇄살인범의 악랄한 범죄 등등..


조용하고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평생 겪어보지 못할 잔인함과 공포와 고통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는 내 이웃에게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안일함.

우연히 보게 된 한 시사프로에서 무자비할 정도로 어린 조카를 폭행하고 고문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든 인간의 탈을 쓴 악인을 보며 사지가 떨렸다. 누구보다 약하고 힘없는 약자에게 가한 고문은 찍힌 영상을 차마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못해 분노가 치밀었다.


'어린아이에게 가한 그 고통의 무게만큼 두 짐승에게 그대로 돌려주시길..

인간이 내린 판결의 형량보다 죽을 때까지 많은 이들의 비난과 손가락질로 결코 평온치 못한 죽음에 이르길'

한 생명이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무참히 짓밟혀 고통 속에 죽어간 그 죽음의 책임이

모두에게 고스란히 옮겨지기를 바란다.


이번 주는 아동학대 예방 주간이기도 하다. 평소 이런 끔찍한 아동학대의 피해자를 본적 없는지라 형식적으로 교육하던 그 아이들 중 혹시 알게 모르게 나라는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한 아이는 없었을까?

알코올 중독에 눈동자조차 파란색으로 변해버린 한 무책임한 아버지란 인간 때문에 필리핀 엄마와 어린 동생을 데리고 야반도주했던 우리 반의 그 아이..

수업시간 유독 멍 때리며 창밖을 자주 바라보던 그 아이의 아픔을 다른 곳으로 조용히 전학을 간 이후에 그 사정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던 나의 무능함과 죄책감이 아직도 그 아이를 위한 일말의 기도라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부디 아버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엄마, 동생과 행복하길..

충분히 사랑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이유조차 모른 채 낭떠러지 절벽 끝에 서 있는 상황에서 나 역시 모른척하지 않고 알아차릴 수 있기를.


누가 그 아이들의 마음에 지옥을 심어놓았나?

나는 혹여 수 많은 회피자 중 하나일까?   

나는 과연 사랑을 가르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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