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규직'이 대졸자가 이룩해야 할 지상명령이자 시대정신처럼 여겨지던 때였습니다. 한창 스펙 쌓기 공부를 하다 머리 식힐 겸 포털사이트를 열면 85년생 유명인의 소식이 유독 눈에 더 띄었습니다. 가수 브루노 마스나 스포츠 스타 강민호, 개그우먼 장도연, 개그맨 양세형 님이 85년생이거든요.
자기계발 유튜버 드로우앤드류 님의 채널에 출연한 미디어팔레트 김혜인 대표는 한 컨퍼런스에서 20대 여성의 트렌드를 데이터로 모델링해 분석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너무 자연스럽게 아는 것들이 돈이구나' 느꼈다고 합니다. '내가 데이터인데'라며 젊음 그 자체가 자산이었음을 알게 됐다는 거죠.
그 말을 들으며 아, 나는 85년생을 그래도 제일 잘 알겠구나, 내가 85년 소띠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해서 제 경험과 기억들을 기록해두면 저 자신 혹은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는 데이터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 연재를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 전 대표 이준석, '개통령' 강형욱 님도 85년 소띠 유명인들입니다.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 주언규 님도 85년생이죠.이들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제 몫을 덤덤히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을 85년생들이 많을 겁니다.
이 연재로 들려드릴 저의 이야기들은 그 85년 인생들에 포개지고 걸쳐 있을 평범한 아들, 남학생, 남자 직장인과 남편으로서의 기억 조각들입니다. 제 기억을 당시 대내외적 시대상, 주요 이슈와 결부지어 가볍게 톺아보고자 합니다.
85년생 팀장과 일하는 잘파세대가, 85년생 과장을 부하로 둔 X세대 혹은 85년 소띠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독자분들이 밀레니얼의 주축인 85년생을 이해하는 폭을 한 뼘이라도 더 넓힐 수 있다면 제 글은 성공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