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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여행자 Aug 17. 2020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드 보통

사랑이란 영원한 화두가 아닌가 싶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옛날부터 지금까지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얘기해 왔다. 가요 가사의 대부분은 사랑이야기다.  많은 드라마의 주제 역시 사랑이다.


이렇듯 사랑이라는 것을 빼놓고 우리의 삶을 얘기하기가 힘들 정도다. 우리 삶의 기본이자 완성을 이루는 요소가 사랑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사랑 때문에 행복해한다. 누구나 연애를 하며 가슴 아파해본 경험이 있고, 가슴 벅찬 행복을 느끼며 세상이 아름답다고 외친 적이 있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왜 사랑하냐고 묻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아마도 대답의 가짓수는 우리 삶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만큼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질문엔 어떤 정답도 없고, 어떤 오답도 없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무슨 수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의 제목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이다.  알랭드 보통이 25살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의 사랑에 관한 통찰은 가히 천재적이었다. 우리가 처음 이성을 만나고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연애를 시작하고 우리가 겪는 많은 일들과 감정의 변화에 대해 깊고 깊은 통찰로 이 책을 써내려 갔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 넘겼던 우리의 감정들을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표현으로 정확히 진단하고 짚어낸다. 그들의 사랑의 모습과 우리의 사랑이 다르지 않다.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부분적인 모습들이야 다르겠지만 사랑에 빠지고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같은 모습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책은 처음 주인공이 비행기에서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시작하며 도중에 겪는 갈등과 사랑의 마음들이 아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겉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습의 묘사만이 아닌, 주인공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물결들이 다양한 철학 사조와 심리학과 연결되어 설명되어진다. 소설이면서도 인문학 서적을 읽는 것 같은, 매우 독특한 형태로 쓰인 책이다.      


이별 후의 찢어진 아픔을 그도 느낀다. 그는 자신의 사랑을 잃은 아픔을 못 이기고, 힘든 시간을 보내다 결국 자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의 자살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이라는 묘약이 그를 치유한다. 시간이라는 힘은 그 어떤 상처와 고통도 치유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물론 완전히 씻은 듯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무덤덤하게 자신의 옛 상처를 바라볼 수 있게 우리에게 힘을 준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이 책을 보면서 영화 ‘500일의 썸머’와 매우 유사함을 느꼈다. 이 둘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늘 사랑을 갈구한다. 아기도 마찬가지고 어린이도 마찬가지고 성인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벗어나서 우리의 삶을 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사랑과 연관이 되어 보이지 않는 일도 결국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랑과 연결되어 있다.     



사랑.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논하고 서로의 의견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잡을 듯하면 사라지는 구름과도 같은 존재가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처럼 사랑에 대해 속속들이 자세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파헤친 책을 보지 못했다. 이 책은 한 번 읽어서 파악할 수 없는 책이다. 우리 옆에 두고 훗날, 또 읽고 읽으면 더욱 많은 울림과 깊이를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영원함을 말한다. 하지만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사랑도 영원하지 않다. 물론 영원한 사랑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매우 축복받은 존재들이다. 사랑의 전개는 항상 잔잔한 호수 같지만은 않다. 때로는 풍랑이 치는 파도와 같고, 때로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같다. 그 안에서 우리는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사랑이란 것은 신에 인간에게 내린 가장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랑을 추구하기에 희망이 있다. 사랑을 할 수 있고, 받을 수 있기에 살만한 세상이다. 이토록 사랑은 소중하다.      


알랭드 보통은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이런 통찰력은 지닌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훨씬 많은 나이에 이 책을 썼어도 대단하다 여겼을 텐데, 25살의 나이에 이런 깊이 있는 안목과 통찰을 가졌다는 것은 천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 과거의 사랑을 간혹 그리워하는 사람, 앞으로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사랑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모든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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