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보다 양, 그것이 발전의 길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강의실 왼쪽에 있던 학생들은 ‘양적 집단’이라 이름 붙여졌고, 이들은 수행한 과제의 양만으로 평가를 받기로 했다. (중략) 강의실 오른쪽에 있던 학생들은 ‘질적 집단’으로 (중략) 오직 한 장의 사진만 과제로 제출했는데, 이 사진 한 장의 질적 완성도에 따라 학점을 받았다. 학기 말에 율스만은 가장 완성도 높은 사진들이 양적 집단에서 나왔다는 것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묵상

세상에. 학생들을 둘로 나눠 한 학기 동안 한쪽은 무조건 사진을 많이 제출하게 하고 다른 한쪽은 가장 잘 찍은 사진 딱 한 장만 제출하게 했더니 뜻밖에도 무작정 많이 찍은 학생들 중에서 완성도 높은 사진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격투기로 비유하자면 회심의 한 방을 노리는 선수보다 일단 많이 때리고 보는 선수가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지요. 실제로도 링 위에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왜 그런고 하니 많이 하면 할수록, 다시 말해 경험이 쌓일수록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너무 완성도를 고민하다 보면 행동을 망설이게 되고 그만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적어지죠.

저도 그래요. 얼마 전까지 브런치에 올리는 글 한 편 한 편에 꽤 공을 들였습니다. 일단 한 번 쓰고 며칠 후에 다시 읽으면서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문장은 물론이고 문단의 순서를 포함해 전체적인 구성까지 싹 다 뜯어고쳤어요. 그러고도 또다시 읽고 수정한 후에야 올렸죠.

글 한 편 쓰는 게 곤욕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자연히 글감이 떠올라도 글을 미루게 됐고요. 그래서 글을 띄엄띄엄 쓰니까 글솜씨가 늘긴커녕 퇴보나 안 하면 다행이었지요.

그런데 이 ‘오늘의 말씀 묵상’ 매거진을 시작한 후로는 글을 막 쓰고 있습니다. 매일 써야 하니까 고민할 시간이 없어요. 9시가 훌쩍 넘어서야 글 쓸 시간이 생기는데 얼른 쓰고 자야 해요. 아빠가 늦게 잤다고 애가 아침에 늦게 일어나 주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 매거진에 올리는 글은 쉽게 씁니다. 쭉쭉 초고를 쓴 다음에 오타 정도만 수정하고 바로 올려버리죠. 글감이 될 문장을 찾는 게 시간이 걸리지 글 쓰는 건 금방이에요.

그러니까 글 쓰는 게 예전보다 재미있어지긴 했는데 이렇게 막 써도 되나 하는 생각에 좀 찜찜한 것도 있었거든요? 그런 와중에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게 오히려 질을 향상하는 길이라는 글을 읽고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다구리, 아니, 물량 공세 앞에 장사 없다는 거죠.

더욱 열심히 막 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기도

저 귀한 문장을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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