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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Jul 14. 2021

업무의 절반은 전화, 전화만 잘 받아도 킹정 받는다.

ㅇㄱㄹㅇ ㅂㅂㅂㄱ ㅃㅂㅋㅌ

전화 벨이 울리면 심장부터 떨렸다.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엄청나게 당황하다 한 마디를 내뱉었다. 


“Who are you?”


이 한마디 때문에 팀에서 몇 년간 놀림을 당했다. 회사생활을 할수록 '전화'가 없으면 업무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팅, 이메일, 메신저 등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업무 더 신속하게, 정확하게 처리하는데 전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하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미팅, 혼자 넉넉하게 시간을 쓰고 보낼 수 있는 이메일과는 달리 전화를 통한 소통은 비대면으로, 즉각적으로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어렵게 느껴진다. 내가 어렵고, 무섭고, 힘들다고 이해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뛰어난 전화응대는 전체 팀원들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업무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윤활유인 만큼 숙달이 필요하다.




1. 수화기가 울리면 바로 펜을 들어라.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용건을 쏟아붓는 전화의 특성 상 잠깐만 정신을 팔아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놓치기가 쉽다. 그래서 중고대학생 시절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중요한 내용들을 필기하는 습관이 전화를 받을 때도 필요하다. 어느 회사인지, 담당자는 누구인지, 어떤 용무 때문인지, 이슈가 무엇인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수화기를 듣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한번에 주요 내용들을 필기할 수 있다면 상대방에게 재차 내용을 확인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전화로는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필요를 메모로 한 눈에 파악에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한 응대가 가능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책상 중앙에 긴 노란색 노트를 준비해 놓는다. 다이어리가 아닌 노트다. 나중에 한번 다루겠지만 나는 다이어리를 생각 보다 잘 쓰지 않는다. 미팅 내용이나 업무 내용을 모두 적기에 공간도 좁고, 일정과 노트 부분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번거롭다. 아무튼, 노트를 상시 책상 중앙에 준비해놓고, 전화가 오면 곧바로 펜을 들고, 전화를 걸 때도 펜을 들고 노트를 한다.


※ 전화 받을 때 반드시 필기해야 될 것: 회사, 담당자 이름, 직급, 찾는 사람 and 용무, 요청사항



2.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안녕하세요 카카오유통 카과장입니다. 작년 여름에 저희가 주문해서 받았던 닭다리를 금년에도 다시 주문하려고 하거든요. 근데 작년에 이대리님이 공급물량이 딸려서 제때 납품일자 늦고, 계약품질도 못 맞춰서 금년에 재진행할 때 favor 주신다고 했는데요. 저희 급하게 상품 출시 계획이 잡혀서 이번 달 말일까지 ….” 

“아 죄송합니다. 지금 이대리님이 안 계시는데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서요. 상황을 전달 드리려고 하는데 어디라고 하셨었죠…?”


상식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것은 실례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단호하지 못함이 상대방에게 더 큰 결례가 되고, 자신의 무능함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수많은 업체, 이해관계자들과 업무를 하다 보면 앞뒤 분간 없이 자기 할말만 잔뜩 던져 놓고 알아서 하라는 담당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제때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면 나를 포함한 회사, 부서, 팀이 싸잡아 욕을 먹을 수도 있다. '전 그때 분명히 다 얘기했는데?'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거절할 수 있는 요령과 용기가 필요하 듯 전화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템포를 조절할 수 있는 스킬이 중요하다. 정중하게 말을 끊고, 죄송하다고 한 마디 덧붙이면 그만이다. 정중하게 죄송하다고 하는데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쫄지 말자.



3. 시작부터 정확하게 듣고, 하나씩 쌓아 올려라.

또한, 전화는 한번 흐름을 놓치면 그 이후의 내용의 이해도 어려워 전체를 놓치게 된다. 또한, 회사 업무에 항상 진심인 꼰대들은 나의 전화 통화를 항상 듣고 있다. 엿듣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무섭게 질문이 날아온다. 


“어딘데? 누군데? 뭐라는데?”의 3단콤보(ㅇㄱㄹㅇ 꼰대들 특, 지금은 나도 그러고 있다.)에 “아, 제가 어딘지는 잘 못들었는데 지난 주에 보낸 실적자료 리뷰 빨리 회신 달라고 하네요…?” 전화 하나 제대로 못 받는다는 불호령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시작점부터 순차적으로 정확하게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안녕하세요.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제가 존함을 잘 못 들어서요. 혹시 어디에서 전화주셨는지 다시 여쭤볼 수 있을까요?” “아, 옴스유통 옴과장님이시군요. 혹시 어떤 건 때문에 전화 주셨을까요?”

“제가 이대리님께 내용 전달을 하려고 하는데 작년 진행하신 시기랑 제품명이랑 당시 주요 계약사항을 정확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카카오유통 카과장
긴급 닭다리 납품 문의
작년 8월 매운닭다리 건 진행 당시 favor 약속 받음.
이번 달 말까지 납품가능여부, 가격, 수량 확인 요청.

순차적으로 내용을 파악하면서 이렇게 노트를 하고 전화가 종료되었다면 이대리가 아닌 김팀장님의 질문에도 신속, 정확, 깔끔하게 보고도 가능하다.


“옴스유통에서 이번 달 말까지 긴급 납품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였습니다.” (minor Tip이지만 너무 세세한 것까지 일일이 보고하게 되면 이대리가 불편해질 수 있다.)


업무는 ‘효율’이 핵심이다. 한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두번, 세번 하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시간낭비, 자원낭비가 또 없다. 대신 당겨 받은 전화로 주요 현안과 이슈, 요청사항을 파악해서 주담당자에게 전달한다면 불필요하게 다시 통화를 해 요청사항을 파악하고 뒤늦게 대응하는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업무 상대방의 시간까지 아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업무스킬이다. 팀장, 사수, 팀원들은 나를 믿고 자리를 비울 수 있을 것이며 협력사, 협업부서 담당자도 나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번에 업무전화요령 2탄도 게시해보겠다.



옴스



http://blog.naver.com/dard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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