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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ms Jul 21. 2021

S급 인재로 인정받는 '보고서' 작성 Skill 1탄

맘껏, 양껏 쓰는 대학시절 리포트는 이제 그만. 프로직장인 답게 쓰자.

보고서는 논문이 아니다. 학교에서 한달 내내 공들여 작성한 소중한 15장짜리 리포트는 회사에서는 의미 없는 종이다. 본부장, 임원까지 갈 것도 없이 팀장/사수 선에서 한 마디면 컷 당한다.


"결론이 뭐야? 그래서 뭐하자는 건대?"


보고서 작성배경과 작성목적, 시장동향부터 느긋하게 작성된 보고서로 급변하는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까? 대학생 마인드로 잔뜩 늘어지게 작성한 보고서는 회사에서 누구의 시선도 끌지 못한다. 1주일을 꼬박 새서 찾은 정보와 자료들이 너무 소중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꾹꾹 눌러담은 보고서는 보고서가 아니라 혼자만의 비밀일기에 가깝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가장 크게 부르짖은 이들이 누구였는가?  보고는 의사결정권자의 빠른 의사결정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 서론부터 장황하고, 자신의 수고가 녹아있는 온갖 불필요한 자료들이 총망라 되어 있는 리포트는, 현업에서 이면지에 불과하다.



1. 보고서는 Top Down

보고서는 항상 '결과'부터 제시한다.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이 무엇인지, 어떤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인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와 이유, 대안 별 장단점과 기대효과 등을 Top Down으로 제시한다. 보고 받는 입장에서는 결론을 통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인지 아닌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중요한 사안이 아니면 빠르게 PASS,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된다면 문제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에 최적화된 프로세스다.

논문형식의 보고서와 결론부터 제시하는 Top down 형태의 보고서

Top Mgmt 보고 목적, 수개월 짜리 프로젝트의 결과 보고가 아니고서야 수십,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는 현업에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99%의 보고서는 반드시 1page 내로 결론을 포함한 핵심사항들을 전달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표지에서 혹은 Head에서 결론이 제시되지 않았거나 제시된 결론이 시선을 끌지 못한다면 철저하게 외면 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확실하게 관심을 끌고, 그에 대한 배경자료와 근거, 계획을 차례로 끌어 간다는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2. 보고서 작성의 목적을 생각하라.

처음에는 다들 기계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월요일엔 주간 업무보고, 월초엔 월간 업무보고, 판매가 끝나면 판매실적 보고를 작성한다. 유관부서들로부터 숫자 받아서 매주, 매월 같은 양식에 복붙으로 때려 넣는 단순한 일처럼 보인다. 이유야 어쨌든 기계적으로 취합된 자료를 팀장에게 들이밀면 항상 까이기 바쁘다. 업무가 기계적이라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고자가 보고서 작성의 의미를 모르는데 보고 받는 입장에서는 의미를 어찌 파악하며, 핵심 없는 자료를 들고 어찌 팀장, 본부장에게 가서 보고를 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주기적인 실적,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이유는 목표 대비 실적 간의 진행률 파악을 통해 빠르게 문제나 리스크를 파악하고 대처하는데 있다. 우리의 계획했던 주간 생산량 100만개 대비 10만개가 부족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10만개를 makeup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고객사의 납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새로 출시된 신제품의 주간 판매량이 목표치를 150%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박수를 칠 게 아니라 시장 반응이 좋을 때 제품 생산을 빠르게 늘려 공급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직급과 연차가 올라갈수록 모든 현안들을 일일이 챙기고 파악할 수 없다. 때문에, 실무자 레벨에서 작성해서 올리는 정확하고 신속한 현안 보고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작성한 보고서로부터 기민한 대처와 대응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단순한 숫자로만 보이는 이면에 가려진 사건, 사고, 문제, 이유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상관에게 의사결정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는 본질을 항상 생각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해야 된다.


단편적인 사례를 제시한 것도 그런 이유다. 숫자 하나, 의미 하나를 파악하는 연습이 매주, 매월, 매년 쌓이면서 실력이 향상된다. 탁월한 업무수행능력과 보고서 작성능력, 어느 것도 어느 한 순간 벼락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3. 그 놈의 디테일...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리다보면 정신병이 걸릴 것 같은 순간이 하루에도 몇 차례 매일 빈번하게 찾아온다. 보고서 하나를 작성해서 올리면 "옴사원, 이거 표 간격이 안 맞는 것 같은데?", "여기 장평이 다른 거 아닌가?", "옴사원? 재고하자고? 제고 아니야?", "옴사원~~ 여기 콤마 빠졌고, 여기는 쩜이 빠졌네? ^^" ... 분명히 고쳐가면 뒤에서 몰래 누가 다시 고쳐 놓는 것인지 보이지 않던 다른 자잘한 숫자, 단위, 타이핑 오타가 계속 등장한다. 고치는 과정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학 졸업했나'라는 현타와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돼?'라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온다.

엉망진창 달성률, 균일하지 않은 표 열 간격, 여백의 미가 매력적인 장평까지

이 부분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본인이 부하직원으로부터 위의 보고서를 보고 받았다면 별로 큰 문제가 아니니 있는 그대로 팀장, 임원에게까지 보고를 올릴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한번 더 생각해보자. 군인들도 다 같은 사람이시니까 설렁설렁 군화끈도 풀려 있고, 하이바도 삐뚤게 쓰고, 이제 막 자다 일어난 퀭하고 멍한 눈빛으로, 고무링 하나 즘은 챙기지 않아도 이해해줄 수 있겠는지. 아무리 전쟁이났어도 그렇지 수류탄 하나 놓고 왔다고 거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버럭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회사는 '거대한 성과' 하나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시켜도 빠르고, 정확하게, 곰꼼하게 해내는 사람에게 믿음이 가기 시작하고, 1년, 2년, 3년 그 텐션을 꾸준하게 유지했을 때 더 단단한 신뢰가 쌓이면서 '이 친구한테는 더 책임감 있는 일을 맡겨도 되겠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때문에, 매일매일 작성하고 올리는 보고서는 곧 나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다. 사소한 보고서 하나를 올려도 눈에 잘 들어오는 균일한 간격으로 표를 그리고, 통일된 단위, 오와열을 잘 지켜 배열된 텍스트, 오타 하나,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작성된 텍스트를 보면서 나라는 사람을 판단한다.


때문에 우리는 보고서 하나도 허투루 쓸 수 없다. 그리고, 사회초년생 때는 그렇게 어렵고, 답답했던 보고서 작성의 기본원칙은 1-2년 정도만 회사 짬바를 먹으면 금세 익숙해질 수 있다. 여기서는 조금 더 빨리 깔끔하고 정돈된 보고서를 쓰고자 하는 초년생들을 위한 자잘한 팁들만 정리한다.


1) 기준 통화와 단위를 통일하라.

위에 '2. 보고서 작성 목적' 부분에 사례로 캡쳐한 보고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다. 바로 '단위'가 없다. 원인지 달러인지, 천원인지, 백만인지 단위를 반드시 기입해주는 게 중요하다. USD, EUR 같은 이종통화라면 환율기준도 함께 기입해줘야만 한다. ex. (단위: 천원), (단위: USD Mil.)


2) 단위, 소수점 기준을 맞춰라.

정말 초보적인 내용이지만 초년생들이 자주 실수하는 부분이다. %를 표기하거나 큰 단위를 줄여서 표기하는 경우 소수점은 필수다. (ex. 26,370,123 USD라면 26.4 Mil USD로 표기하는 경우) 소수점을 기입할 시 소수단위에 0 이 있는 경우 빼먹는 경우가 많다. 소수점 숫자가 0이라고 해도 반드시 소수점 표기를 해야 오와열이 맞고, 소수점이 없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ex. 소수점 둘째자리 반올림인 경우 36.0%, 26.0Mil KRW / 소수점 셋째자리 반올림인 경우 36.50%, 26.03Mil KRW) 


3) 오와열을 맞춰라.

보고서의 심미성은 가독성을 높이고, 꼰대 선배님들의 심리적 불안을 안정시키는데 특효다. 오와열 맞추는 게 뭐가 어렵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표를 그릴 시에는 '행과 열 간격 동일하게' 기능을 활용해서 비교가 필요한 열 간에는 너비를 반드시 맞춰주고, 행 간격은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하게 하는 게 좋다.

장평도 마찬가지다.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장평이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제목과 표 사이의 간격은 표 다음 이어지는 텍스트 사이 간격과도 동일해야 좋다.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싶으면 알아서 대충하면 된다.) 1. 1) a) 제목이 상위에서 하위로 갈수록 들여쓰기를 통해 내용 구분이 한 눈에 보이게 한다.


4) 쓸 데 없어 보이지만 빠뜨리면 안 되는 것

위에 3)에서 사례로 넣었지만 보고서 작성날짜, 부서, 작성자를 점검하자. 내가 올리는 걸 몰라서 쓰라는 거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보고서가 몇 단계 위까지 보고될 지 모를 일이다. 그들은 나의 존재를 모르고, 우리 팀 말고도 여러 팀의 보고를 동시에 받는 사람이다. 어떤 팀, 누가 작성했는지 알아야 궁금한 점이 생기면 연락이라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보고서 마지막에 넣는 '끝' 을 잊지 말자. ... 참 뭐 이런 것까지 신경 쓰나 싶겠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페이지 바닥글에 반드시 '페이지 번호'를 넣어주자. 지금 보고 있는 보고서가 1장인지, 2장인지, 끝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보고서가 한 페이지더라도 '- 1 -' 보다는 '- 1/1 -'가 명확하고 좋다.


5) 오탈자를 점검하자

신기하리만치 보고만 하러 가면 오타가 보인다. 그럴 수 있다. 한번 틀렸던 부분들을 잘 체크했다가 이후에 잘 보면 된다. 필자 또한 성미가 뭐 그리 급해서 보고서만 썼다 하면 오타가 수두룩하냐며 초년생 내내 핀잔을 들었었다. 중요한 건 누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느냐'이다. 각자 마다 쓰는 보고서, 내용, 상황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작성하고, 욕 먹을 때마다 바꿔 나가면 된다. 열심히 욕 먹고, 포스트잇에 써놓고 모니터에 붙이자. 보고서를 다 쓰고 나서 포스트잇에 붙여놓은 사항들을 한번 더 점검하자. 


우리는 날 때부터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학습과 반복을 통해 나아간다. 누가 더 빨리 문제점을 자각하고, 누가 더 빠르게 개선해 낼 수 있느냐가 실력이다.




옴스 



http://blog.naver.com/dard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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