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관성이 있다. 계속 해왔던 일은 의식적으로 멈추거나 바꾸지 않으면 그 일을 계속 하게 되며 그렇게 하다보면 그 일을 내가 원해서 하는 건지, 그 일을 계속 하니까 내가 그 일을 원하는 건지 헷갈리게 된다. 최근 유튜브에서 영화 감독들의 인터뷰를 재미있게 공감하며 보고 있는데 어떤 감독은 할 줄 아는게 영화 연출밖에 없어서 또는 다른 걸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서 또는 다른 일을 하면 자존감이 떨어져 영화 감독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른 부류도 있었는데 감독으로 빛을 보지 못하니 다른 일을 해서 꽤 돈을 많이 벌었는데 어찌어찌 해서 영화를 만들 기회가 닿았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계속 ‘이거 되는 거 맞아?’하며 하나씩 해나가다보니 ‘배우 섭외’ 부터 ‘투자’ 등 촬영을 하게 되었고 그게 천만 관객을 동원한 첫 영화가 되었다고 한다.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놓지 않고 때로는 적절히 의심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쳐낼 때 인생은 무언가를 내준다고 생각하는데 삶의 관성때문인지 내 마음이 무엇을 향해 있는지 이제는 나도 헷갈린다. 글을 쓰기 위해 조성모의 가시나무를 플레이했는데 2000년 1월에 나온 노래네. 대학 입학하기 전 주유소에서 한창 알바하고 있을 때인 듯. 영하 12도, 15도로 내려갔던 그 때의 추위가 생각난다. 너무 따뜻한 방에만 머물러서일까. 내 속에 나를 혼란하게 하는 내가 너무도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