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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에 대하여

by 이문연

예전에 영어 유치원의 방과 후 한글 쌤으로 일했을 때다. 부원장님의 자녀도 같은 학원에 다녔는데 자녀를 사적으로 부를 때 ’스위리~(sweetie 귀여운, 사랑스러운 사람)‘라고 해서 좀 문화충격이었다. 아마 그 때 최초로 ‘다정한 부모’에 대한 감각이 좀 살아났던 것 같다. 많을 다에 뜻 정. 마음을 많이 쓴다는 것이 다정한 것이라면 다정한 사람은 그 마음이 상대방에게 잘 느껴지는 사람이지 않을까. 표현이 서툴고 표현이 절제된 집안에서의 다정함이란 눈에 보이지 않고 피부로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정함이란, 자연스레 탑재되지 못하고 삶에 있어 딱히 필요하단 생각도 못하게 된다. 하지만 애정을 주고 받음에 있어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이 잘 표현되지 않을 경우(혹은 서로 핀트가 안 맞게 표현될 경우) 관계에 있어서의 마찰은 발생한다. 그래서 부던히도 다양한 관계 속에서 배려와 다정함을 훈련하고 습득하면서 사회화?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진 않았지만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말 한 마디, 표정에서 ‘내가 이만큼 마음을 쓰고 있다’라는 게 잘 전달되는 사람이 좋다. 그래서 코천이한테 밥 줄 때도 매번 ‘꼭꼭 씹어 먹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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