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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욕구는 식욕

by 이문연

곰곰이 생각해보면 식욕이 강한 건 나름대로의 좋은 점도 있지만 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아주 약점이 아닌가 싶다. 밥 먹은지 4-5시간만 지나면 즉각 배고픔을 느끼거니와 그 때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면 배고픔은 히스테릭으로 전환되거나 심해지면 분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분노를 유발하기까지 내가 나의 위를 가만두지 않는다는 점인데 불가피한 상황(배달음식이 어떠한 변수로 인해 심각하게 늦는다거나 하는)이 아니라면 배고플 시점에 미리 밥상을 차려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또한 먹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 식욕이 강한 자들의 공통점인데 그렇기에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서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먹지 못함을 성토하기도 한다. 그래서 식욕이 강한 자들은 2명보다 3명, 3명보다 4명이 함께 하기를, 아니 정확히는 힘을(위를) 합쳐 입속의 더 많은 쾌락을 즐기기를 원한다. 제 1의 욕구가 성취욕이나 안정욕이었다면 먹을 생각보다는 돈 벌 생각을 더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것도 좀 아쉬울 따름이다. 6시 반이면 꼬박꼬박 밥을 먹는데 오늘 1시간이나 늦어버렸다. 분노하려는 위(사실은 뇌?)를 글쓰기로 잽싸게 다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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