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서(crocser). 크록스를 신는 사람들. 내가 만든 말이다. 크록스를 보면서 내가 그 신발을 돈 주고 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90년대부터 00년대까지, 국민 실내화하면 삼색 슬리퍼가 있었지만 이제는 크록스의 시대다. 코천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 크록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일 정기적으로 산책을 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신발이 필요하다. 겨울엔 방한용 신발을 신으니까 예외지만 봄/여름/가을 똥 테러를 당해도 끄떡없고 오래 걸어도 발이 피곤하지 않으며 세척도 용이한 신발. 원래는 봄/가을에는 운동화를, 여름에는 쪼리를 신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신발장에 남아도는? 차콜색 크록스를 발견했고 아무도 안 신으니 산책 전용으로 신어야지 했던 것이 360일 중에 거의 270일 정도를 신게된 것이다. 그렇게 마르고 닳도록 신었더니 진짜 밑창이 닳아서 엄마가 버려 버렸다. 그래서 다시 장만했다. 내돈내산이니 내가 좋아하는 하늘색으로다가. 예전에 신던 건 옛날 버전이라 무게감이 있었는데 새로 산 건 엄청 가볍다. 엄마는 구멍이 숭숭나고 앞코가 엄청 커다란 투박한 신발을 왜 신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나도 처음엔 그랬음) 신다보면 막 신기엔 크록스가 짱임. 친구는 마음에 드는 지비츠(크록스 구멍에 끼우는 패션 액세서리)를 샀다며 자랑하던데 극 실용주의자인 나는 그런 거 없음. 지비츠? 난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