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캡슐옷장 기사 관련하여 짧은 인터뷰를 하였다. 기자님이 편집해서 내는 기사지만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정보를 드리면 나도 좋고 기자님도 좋고 하니 이런 일에는 좀 적극적으로 인터뷰하는 편이다. 그래서 질문받은 날 인터뷰지를 정리해 보내드렸고 그 주 주말에 기사가 올라왔다. 외국의 미니멀리즘 작가(국내에 '주말엔 옷장정리'라는 좋은 책이 있는데 왜 자꾸 외서를 언급하나요.)의 책과 국내의 미니멀리스트 블로거 몇 명의 사례와 함께 '캡슐옷장 워크숍' 내용과 내 이야기가 실렸는데 전체 기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분에 눈이 멈췄다. [전문가의 캡슐옷장 팁]이라고 해서 3가지 문단이 실렸는데 내가 강조했던 내용이 마지막 단락에 들어가 있었다. 솔직히 예전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 예전의 나는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그거 하나 바꾼다고 사람들이 알아줄까?' 이런 것에 회의적이기도 했고 약간은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냥 넘어가자.'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기사에 나온 수많은 전문가? 중 누구의 말인지도 모르게 쓴 기사에 내가 강조한 내용이 있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요일 저녁에 기사를 확인하자마자 기자님께 문자를 보내 양해를 구했다. '제가 드린 콘텐츠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라 이름을 넣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다행히 기자님은 흔쾌히 수정해주시겠다고 했고, 좀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표현도 빼먹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한 말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전문가의 칸에서 나의 칸으로 옮겨졌다. 다음 날, 블로그에 스크랩하기 위해 기사를 다시 보았다. 띠용~ 어제는 확인하지 못한 오타가 또! 있는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건 오타라기보다는 의도된?(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표현이었다. 메일 주소를 적은 거라 했는데 전체 메일 주소가 아닌 @***** 이렇게 적었고 보통 축약해서(그러면 골뱅이가 뒤에 있지 않나요?) 저렇게 적었다고 했지만 엄연히 인스타 주소가 저렇게 쓰이므로 인스타 주소로 오해될만한 상황. 게다 나의 인스타 주소는 뒤에 숫자를 빼고 저렇게 쓸 경우 외국인 계정 주인을 만날 수 있는데 예전 수강생이 태그를 잘못달아 컴플레인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또 다시 수정 요청을 드려야 하는 불편?한 상황. 하지만 기사란 자고로 지워지지 않는 한 영영 남는 것이므로 이건 고쳐야 한다. 기자님께 다시 수정 요청을 드렸다. 이래이래 저래저래 인스타 주소로 바꿔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메일 주소를 인스타처럼 적은 건 내 잘못도 아니오, 기자님 잘못(관례인 걸까.)도 아니지만 그래도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문자 드렸다. 두 번의 문자를 하면서 내 머릿 속에 이런 단어가 떠올랐다. [까탈스럽다] 하지만 그런 단어는 요구 조건이 과할 때 쓰는 단어가 아닐까.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요청과 요구는 까탈스럽다보다는 꼼꼼하다에 가깝다. 아마 수정 요청을 두 번 하지 않았다면 내 마음 속 찜찜함은 20배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또 이런 글을 통해 불편함(내 잘못은 아니지만 어떤 일을 두 번 하게끔 하는 것에 약간의 미안함을 갖고 있기에)을 감수하고 행동에 옮긴 스스로에게 쓰담쓰담을. 불편함은 순간이지만 기사는 영원(삭제되기 전까지)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