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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서영 Jan 25. 2023

01. Meu noivo é brasileiro

제 약혼자는 브라질 사람입니다.


01.

뜬금없지만 남친(곧 남편)과 지구 반대편에 왔다.

(예상 반응: 네? 작가님 결혼해요?)




그 이름도 찬란한 브라질.


쌈바. 카니발. 태양의 마테차.

아마존과 커피콩의 나라.


브라질이라고 하면 다들 그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으니까!!!!!


대충 이정도의 무언가…


그러던 내가 정말 어쩌다 브라질 촌동네 축제라는 ‘페스타 주니나’에 가서 브라질 남자를 만났고(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한다) 만난지 몇개월도 안되어 -다른 사람이라면 몇년의 연애에 걸쳐 겪을 법한-이런저런 일들을 압축.zip으로 겪은 뒤 (이 이야기도 나중에 하기로 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브라질 가는 비행기에 타고 있더라는 것이다.



02.

그런데 그 브라질 가는 비행기라는 거 말인데.



진짜 멀다.

대박 멀다.

진짜 오지게 멀다.


분명히 지금까지 16시간쯤 비행기를 탔는데(두바이 환승) 스크린을 봐도 아직도 9시간이 남은 거 있지.

비행기 탑승 시간 무제한 제공 참말 사건.


소라게가 되고 싶다… 걔는 집 있잖아


브라질(리우 데 자네이루) 가는데 이용한 항공사는 에미레이트 항공.


참고로 항공권은 두바이 경유 260만원.

비행기표만 봐도 얼마나 먼지 실감이 나지요…



03.

두바이 공항 맥도날드 맛있다.

각 나라별로 특화된 맥도날드 메뉴를 먹는 건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


이곳에서는 맥아라비아 치킨 샌드위치라는 메뉴를 먹었는데 아랍/파키스탄에만 판다고 한다. 화이트 소스 느낌의 산뜻한 소스가 치킨 패티와 잘 어울린다.


실물은 영상만 찍어서 나중에 유튜브로 올라올 예정.




04.

두바이 공항의 직원들 인종/출신은 상당히 다양하다. 면세점 향수 코너의 직원은 베트남인이었는데, 우리가 ‘베트남인’하면 흔히 생각나는 동아시아인의 외모가 아니었다. 단일민족 자체가 환상이라고 말하면서 나도 이런 생각을 못 버리다니, 외국에 못나온 사이에 나도 머리가 많이 굳은 모양이다.


예전에 호텔 매니지먼트 공부 할때 세계 각국에서 온 동창 중에는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 대도시로 지원해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1. 지원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연봉을 많이 주고 2. 위와 같은 이유로 승진이 빠르며 3. 제한이 많고 놀거리가 없어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내 동갑 친구는 이십대 후반의 나이에 이미 꽤 유명한 호텔체인의 치프 매니저 자리에 올랐던가. 역시 만화가가 될게 아니라 오일머니를 노렸어야했는데…(?)






05.

그렇게 25시간에 걸쳐 도착한 브라질…

지금 내 두 발을 직접 이 곳에 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좀 어떨떨하다. 시차적응에 실패해서 외국인이더 많고 말이 안통하는 이태원에 온 기분이기는한데(…)


물론 여기서 외국인은 나다.



하여간 앞으로 한달하고 보름 더.

잘 놀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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