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웹툰 이전의 무엇 (해외 편)
일본 삿뽀로 주택가의 이자카야.
테이블 좌석이 있는데도 모두 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먹과 콩이 들어서자, 바의 손님들이 이방인에 대해 약간 경계한다.
하지만 술이 몇 순배 돌자 가라오케 기계를 돌리기 시작한다.
바에 앉아 있던 손님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노래하는, 이 분위기 뭐지?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콩의 옆자리 손님이 킵해둔 자신의 술을 먹콩 부부에게 권한다.
일본은 첨잔이 기본인데 먹이 자꾸 원샷을 해버린다.
옆 손님의 킵해둔 술병이 바닥이 나고, 손님은 기분이 업됐는지 한 병을 더 시킨다.
술을 가지고 온 마스타*가 콩에게 노래를 권한다.
한국 노래도 있다며 콩의 다음 스텝인 사양을 차단한다.
먹이 연거푸 남의 술을 원샷했으니 노래로 술값을 대신해야만 할 거 같다.
그리하여 콩은 이국의 작은 술집에서 한국어도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른다.
콩 : 우씨, 쪽 팔려. 자기가 자꾸 원샷을 해서...
먹 : 말이 안 통하니 원샷 밖에 할 게 없잖아. 근데 옆사람이랑 뭔 얘기했어?
콩 : 한일관계지, 뭐 달리 할 말이 있겠어?
먹 : 일본어로? 그렇게 심도 있는 얘기를?
콩 : 술 취하면 다 알아듣는 거 같고, 말도 막 되는 것 같고 그래. 꿈에서 영어하는 것처럼.
술집을 나올 때 마스타가 5엔짜리 동전을 선물로 준다.
5엔의 일본어 발음이 '고엔'인데, '인연'을 뜻하는 일본어 '고엔'(ご縁, ごえん)과 발음이 같다. 받을 사람의 마음의 짐도 덜어주면서 의미 있는 선물로 딱이지 뭔가.
먹 : 근데... 꿈에서 영어를 왜 해?
*마스타 : 다들 이자카야 사장님을 마스타라고 부릅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