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웹툰 그 이전의 무엇 (해외 편)
먹과 콩의 유럽여행 준비는 간단했다.
화이트 보드에 유럽지도를 그려놓고, 프랑스 IN 영국 OUT 으로 원을 한바퀴 그린 후,
책 <유럽 맥주 견문록>의 술집을 찾아다녔다.
체코 프라하에서 <유럽 맥주 견문록>의 추천 펍은 황금호랑이(U Zlateho Tygra)*
대낮이었지만, 엄연히 영업시간이었고, 뭣보다 술꾼이 시와 때를 가릴쏘냐?
그리고 오늘은 콩의 생일이다.
술 마실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펍에 도착하니,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다.
먹이 콩을 위해 미리 준비한 걸까?
알겠지만, 드라마틱한 일은 드라마에서만 일어난다.
(콩도 생일인데) 전세를 냈다고 들여보내 주지도 않는다.
그런데! 입구에서 담배를 피던 장발의 체코인이 먹과 콩을 펍 안으로 넣어줬다.
장발 체코인은 생일축하를 위해 초빙된 연주자라는데, 생초면이지만 술꾼임에 틀림없다.
술꾼은 술꾼의 애타는 갈증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법이니까.
콩과 먹은 생맥주 꼭지 앞으로 달려가 급하게 두 잔을 주문한 후, 선 채로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 때, 펍을 전세 낸 주인공이 이방인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러 온다.
콩도 오늘이 생일이라니까, 체코의 생일인이 춤을 청한다.
이렇게 먹콩 커플은 남이 거금을 들여 전세 낸 잔치상에 숟가락만 얹었다.
알콜의 기운은 좋은 사람을 많이 만든다.
*U Zlateho Tygra 펍 : 체코 대통령 하벨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도 다녀간 유명 펍이라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