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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운 온천물이 콸콸 넘치는,
구사쓰(쿠사츠) 온천

by 평택변호사 오광균
이 글은 함께 여행한 두 명의 저자가 참여하였습니다. <오변의 여행일기>에서는 여행지에서의 감상을 오변이, <강쉡의 먹방일기>에서는 여행하며 먹었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강쉡이 썼습니다.


오변의 여행일기


나가노를 떠나 구사쓰 온천으로 갔다. 구사쓰 온천은 기차를 몇 번 갈아타고 또 버스를 타야 한다. 나가노하라구사쓰구치역에서 내리면 기차 시간에 맞춰 버스가 여러 대 대기하고 있다. 버스 역시 JR에서 운영하는 버스라 JR패스가 있으면 따로 요금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버스를 타면 종점인 구사쓰 온천 버스터미널에서 내리게 되는데 작은 터미널이지만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이 제법 많다. 교통수단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하니까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어렵지는 않다. 도쿄에서 갈 때는 우에노역에서 나가노하라구사쓰구치 역까지 바로 가는 열차가 있다고 한다.


버스터미널에서 내려서 가장 중심가인 유바다케까지는 조금 멀지만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그렇다고 택시나 버스를 타기에는 좀 가깝기도 하고 대중교통수단이 많지도 않다.


우리는 아무래도 가격 때문에 중심가에서 좀 많이 떨어진 료칸으로 숙소를 정했는데 더위 때문에 갈 때는 엄청 고생했지만 마지막 날에는 료칸에서 터미널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 가격이 쌌기 때문에 조식이나 석식은 따로 제공하고 있지 않았고 관리인도 마주치기 어려웠지만 온천물만큼은 꽤 좋았다.


구사쓰 온천은 일본에서도 압도적인 용출량을 자랑한다. 일본의 많은 온천이 용출량이 많지 않아 물을 섞거나 데워서 사용하는데 구사쓰 온천은 원천을 그대로 사용한다. 구사쓰 명칭의 어원은 '냄새나는 물'이라는 뜻의 ‘구사미즈’에서 왔다고 하는 설이 있다. 해발 1100~1200m의 고지에 있는데 활화산인 구사쓰시라네산 중턱에 온천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원천의 온도는 50~95도 정도 되어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물을 식혀서 사용한다. 원천은 공적으로 관리하는 대원천이 여섯 개가 있고 그 외에도 호텔 등에서 소유하고 있는 소원천이 여러 개 있다. 원천은 Ph 2 정도의 강산성이라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390A5C16-F361-457D-AD76-453A0FBC795F_1_201_a.heic 유바다케. 저 나무 수로를 따라 온천물이 흐르며 온도가 식는다
59A90239-F872-4DE2-A890-9C45F1569B0F_1_201_a.jpeg 유바다케 끝은 이렇게 폭포수처럼 해 놓았는데 이렇게 식혔어도 여전히 물이 뜨겁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에는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아주아주 더웠다. 숙소에 픽업 서비스가 있다고 얘기를 들어서 전화를 해 보았는데 받지 않았다. 우리는 금방 포기하고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더운 날씨에 땀을 엄청나게 흘리긴 했지만 아주 멀지는 않아서 갈만은 했다. 숙소는 중심가에서 좀 떨어져 있어 아주 조용한 곳이었는데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 관리인도 없고 아무도 없어서 프런트에 있는 벨을 눌러봤지만 아무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소파에 앉아서 땀을 식히고 있었는데 한 15분~20분쯤 지났을까 싶었을 때 드디어 관리인이 나타났다. 그날 묵었던 사람은 우리 외에는 한국인 남자 둘로 된 한 팀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손님이 적어서 일하는 사람도 적은가 싶었다.


객실을 배정받고 나서 대강 씻고 밖으로 나왔다. 온천가의 중심지인 유바다케에 가기 위해서였다. 숙소 근처는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한산했지만 유바타케에 가까워질수록 관광객이 어마어마하게 늘었고 기념품이나 공예품을 파는 상점도 많아졌다. 이윽고 유바다케에 이르자 역시나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유바다케는 구사쓰 온천가의 중심강 있는 원천으로 이곳 온천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원천이 워낙 뜨거워 나무로 수로를 내어 자연스럽게 식히기 위한 시설인데, 원천을 식히는 것 외에도 온천수 침천물인 ‘유노하나‘를 채집하기 위한 목적도 겸하고 있다. 유노하라의 채집은 1년에 3번 정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유바다케를 빙 둘러 울타리를 세우고 나무로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꽤 넓어서 이 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도는데 한 20분 정도는 걸릴 수 있다. 일본에서도 온천을 소재로 한 각종 TV프로그램이나 애니메이션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라 사람이 워낙 많다. 특이한 것은 다른 온천과 달리 외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도쿄에서 접근하기가 그나마 수월하기 때문인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나도 일본의 여러 온천을 가 보았지만 여기 만큼 물이 풍부하고 좋은 곳도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온천마을이 에도시대가 연상되는 목조주택 위주로 되어 있다면 이곳은 좀 더 현대적인 건물이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 마을 분위기보다는 온천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유바다케는 낮에 보아도 좋지만 밤에는 LED 조명을 2만 개를 설치해 놓아 또 분위기가 달라진다. 낮이나 밤이나 사람 많은 것은 비슷하다.


64F2AE13-D98F-4BF4-9253-4DA886F81BEC_1_102_a.jpeg 유바다케에 온천 침전물인 유노하라가 하얗게 끼어 있다.


유바다케 외에도 구사쓰 온천의 명물은 '유모미'다. 유모미는 온천물을 식히는 방법인데 탕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이 서로 마주 서서 나무로 된 노 같은 것을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이 유모미 하는 것을 보는 티켓을 파는데 꽤 비싼데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유메구리(온천순례) 패스를 구입했다. 일본의 온천 마을에는 이런 유메구리 패스를 파는 곳이 있는데 구로카와 온천의 유메구리 패스는 주변 십 수 곳의 온천 중 세 군데를 마음대로 골라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라면, 구사쓰 온천의 유메구리는 이미 정해진 세 군데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그런데 그 세 온천이 모두 특색 있고 인기 있는 곳이라 나쁘지 않다.


우리가 처음 간 곳은 ‘오타키노유’였다. 일본 온천치고는 굉장히 넓었는데 특히 노천탕이 아주 넓었다. 탕에 물을 아까지 않고 콸콸 흘려보내는데 역시 소문답게 온천수가 풍부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탕은 우윳빛 색이었는데 부들부들하고 좋았다.


실내탕은 네 코스로 되어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 순서가 쓰여 있다. 각 탕은 아주 좁아서 낯선 사람과 같이 들어갈 수는 없고 일행들끼리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 1에서 4까지 숫자가 높아질수록 더 뜨거운데 다들 치유가 목적이라기보다 뜨거운 것을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도전! 을 하고 있었다. 2번만 해도 굉장히 뜨거워서 3번이 넘어가면 화상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장난치는 사람들이 좀 있어 대기를 해야 할 수도 있다.


C766E5FD-EA9C-4079-AF56-1B91EF209E32_1_201_a.jpeg 오타키노유 입구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대곡지로 갔다. 중심지에서 제법 떨어진 곳이라 좀 오래 걸어야 했다. 대곡지는 제법 큰 연못인데 근처 리조트에서 관리하고 있는지 중간중간에 평상이 있었고, 아마 이곳을 이용하려면 예약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연못은 온통 연잎과 수초로 덮여 있어서 꽤 볼만했다. 사람이 적었는데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서 한 두 팀 정도가 있었다. 좁은 산책길은 맞은편에서 사람이 오면 비켜주기 어려울 정도로 좁았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관리도 썩 잘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도 아침나절에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4B9DC51F-F3BF-4FE6-AF9C-7B70C38C09A0_1_201_a.jpeg 연잎과 수초로 가득한 대곡지


우리는 식당을 찾아 헤매다가 겨우 밥을 먹고 유바다케 근처의 고자노유로 갔다. 고자노유는 노천탕은 없고 실내탕만 있는데 유바다케와 가까워서 그런지 온천 크기에 비해 사람이 제법 많았다. 뜨거운 정도에 따라 두 가지 탕이 있었다. 기둥과 지붕이 모두 나무로 되어 있는데 관리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온천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면 휴게실이 넓은 다다미 방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마치 한국의 찜질방처럼 누워서 자거나 쉬는 사람이 많았다. 유바다케에서 가깝다 보니 이 휴게실에서도 유바다케의 풍경을 볼 수 있다.


8D9028F9-8402-4709-80E2-5EB0D253D987_1_201_a.jpeg 고자노유 입구. 유바다케 바로 앞에 있다


그렇게 온천을 마치고 간 곳은 사이노카와라 공원이었다. 유바다케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사실 사전 정보가 별로 없이 간 곳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공원이겠거니 하고 간 곳이었다. 정확히 말해서는 이 공원을 지나가야 나오는 사이노카와라 온천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났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고 갔던 이곳은 정말 어마어마한 곳이다. 온천이 본래 샘 천자를 쓰는데 이곳은 내 천 자를 써도 될 곳이다. 물이 콸콸 흐르는 계곡인데 그 물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천이었다. 우리가 장마철에 가서 물이 유독 많았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물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산을 오르는 곳곳에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는데 누구나 자유롭게 족욕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러한 시설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 곳곳에 있었다. 이 천연 온천물은 계곡물처럼 흐르기 때문에 아주 뜨겁지는 않았다. 일본의 온천 마을에도 온천수가 흐르는 곳은 종종 있으나 이렇게 계속에서 콸콸 흐르는 곳은 보기 드문데 참 신기한 곳이었다.


0CABD15C-E669-4067-B259-DC99B8B44A96_1_201_a.heic 뜨거운 온천수가 콸콸 흐르는 사이노카와라 공원


산을 걸어 올라가면 노천온천이 나온다. 이곳도 유메구리 패스로 갈 수 있는 온천인데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넓은 노천온천이다.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되어 있다. 탈의실은 굉장히 좁은데 비해 탕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커서 웬만한 수영장보다 더 넓은 것 같았다. 물의 깊이도 다양해서 누워서 즐길 수 있는 곳도 있고 앉으면 물이 목에 찰랑찰랑하게 닿을 정도로 제법 깊은 곳도 있었다.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워낙 넓어서 탕 안에서 산책을 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얼마나 온천수가 많이 나오면 이렇게 탕을 넓게 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계곡물이 온천물이니 그냥 빨대만 꽂아도 온천물이 콸콸 나올 것 같기는 했다.


1F97FDCB-6D43-4AB7-AB26-4936CA14E440_1_201_a.jpeg 사이노카와라 노천탕 가는 길


지진과 화산은 겪어보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온천물이 콸콸 나오는 자연환경은 한편으로는 참 부러웠다. 사람들이, 특히 일본사람들이 이곳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찾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아마 유후인만큼 접근성이 좋았다면 한국사람이 더 많이 찾았을 것 같다.


사이노카와라 공원을 나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유바다케에 조명이 켜지자 온천물의 김이 조명에 비쳐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가 났다.


이곳 구사쓰온천은 여행사를 끼지 않고도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다만 역시나 교통이 좋지 않고 물가가 비싸다는 점, 기념품 상점은 많지만 그에 비해 밥집은 별로 없다는 점이 단점이다.


598D38E2-1A93-4E6F-9728-F3773D1EDF9B_1_206_a.jpeg 유바다케 야경



강쉡의 먹방일기


구사쓰 온천은 생각보다 훨씬 관광지였다. 도쿄와 가까워서 그런지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지만 일본인 관광객이 매우 많았다. 우리 숙소는 메인광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먼저 짐을 풀고 길을 나섰다.


광장 가는 길에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호갱 행위를 하는 온천 만쥬 가게가 있고 여러 캐릭터 스토어가 있어 사람들을 유혹한다. 좁은 골목길 끝에 당황할 만큼 큰 광장이 펼쳐지는데 생경한 풍경에 감탄한다.


온천 열기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사람들이 모여 구경하고 있다. 이곳은 전통방식으로 뜨거운 온천물을 식히는 유바타케 거리인데 지명은 생소하지만 사진으로 본 적이 있는 유명한 곳이다. 유바타케는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원천이 솟아나는 연못존, 7개의 나무수로를 통해 물을 식히는 냉각존, 식혀진 물을 한 곳으로 모아 떨구는 폭포존이 있다. 거대한 인공폭포에 모인 푸른 물빛이 매력적이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물과 풍경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大野家 |


구사쓰 온천 가는 길에 있어 매우 인기 있는 소바집이다. 폭이 좁은 건물이 높게 있는데 1층만 식당으로 운영한다. 안쪽은 꽤 넓다. 평점도 높고 웨이팅이 있었지만 관광지답게 회전율이 빨라 금방 입장할 수 있다. 일본어 메뉴판 밖에 없는데 식당 앞에 모형음식들이 있어 미리 보고 골라놓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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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덮밥세트 & 돈가스덮밥세트


샐러드와 반찬, 덮밥이 한 번에 나오는 세트다. 따끈하고 부들부들한 계란옷이 입혀진 덮밥과 탱글하고 시원한 소바의 뜨찬뜨찬 조합을 즐길 수 있다. 덮밥이 사이드 양이 아니라 거의 단품 수준의 양이라 엄청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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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쓰온천에는 유명한 3가지 대중탕을 이용할 수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위치도 구사쓰 관광지 곳곳에 있어 돌아다니다 들어가기도 좋고 각각의 탕마다 매력이 달라 이틀이상 머문다면 추천한다. 혹여 다 쓰지 못해도 유효기간이 없어 다음 방문 때도 쓸 수 있다. 보통 온천이 있는 숙소가 대부분이라 1박에 다 쓰기 힘들 경우 유용하다.


오타키노유

구사쓰 메인거리에서 밑에 떨어져 있는데 세 온천중 가장 탕이 많고 넓다. 넓은 실내탕과 노천탕이 있다. 여기는 특별하게 노천탕 외에 별도의 치유탕이 있다. 온도별로 입욕하는 치유탕이 있는데 4단계로 나누어진 온도의 탕을 순차적으로 하는 탕으로 일종의 챌린지 시스템이다. 1, 2은 할만한데 3, 4번은 그냥 고문하는 온도 정도 다. 뜨거워서 벌떡 일어나는 게 치유되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고자노유

유바타케 광장 바로 위쪽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노천탕은 없지만 히노끼 냄새가 물씬 나는 넓은 나무건물에 온탕과 열탕이 있다. 물이 유난히 매끄럽고 좋다. 2층에 휴게 공간이 있는데 매우 넓고 쾌적하다. 느긋하게 유바타케 거리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IMG_6953.jpeg 고자노유 휴게실에서 본 유바다케


사이노카와라 온천

사이노카오라 공원을 따라 쭉 가다 보면 산속에 있는 온천이다. 이 온천은 샤워 시설이 없어 온천만 하고 나와야 하는 데 있는데 자연과 하나 된 어마어마하게 넓은 온천이 이런 불편함을 다 용서한다. 숲에 둘러싸여 조용히 힐링하기 좋다.


이튿날 우리는 구사쓰 근교를 산책했다. 구사쓰는 온천 외에도 주변에 빼어난 경관이 많다. 우리가 오전에 간 곳은 대곡지인데 늪지대에서 연결되는 호수와 숲길이 멋들어진 곳이다. 곳곳에 야생식물과 수생식물이 어우러진 풍경 사이로 녹슨 철제다리가 있다. 너무 멋진 풍경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 멸망 후 펼쳐지는 디스토피아 게임에서 나온 풍경처럼 적막하고 고요하다.


미야타야 |


산책 후 들린 식당인데 메인거리에서 거리가 좀 있어 산책 후 한참 걸어서 도착했다. 친절한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인데 동네사람들이 자주 찾는 로컬 맛집 느낌이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좌식 공간과 테이블 자리가 있다. 오밀조밀한 접시에 다양한 반찬과 갓 튀긴 튀김을 메인으로 한 정식 메뉴들은 기분 좋은 한 끼를 경험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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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동 정식


갓 튀긴 튀김에 소스를 뿌린 텐동과 소바가 곁들인 한상 세트다. 기본반찬이 호사스럽다. 데친 냉두부, 절임반찬, 계란말이아와 톳무침, 우엉조림등 하나 같이 손이 많이 가고 맛깔난 반찬이다. 짭짤한 타래소스가 뿌려져 있는 텐동은 바삭한 튀김과 고슬고슬한 밥의 환상의 하모니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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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레카츠 정식


특이하게 히레카츠를 먹기 좋게 썰어 내어 준다. 넉넉한 고기 양에 놀라고 두 번 튀겨낸 바삭함에 두 번 놀란다. 테이블에 돈카츠 소스는 따로 세팅되어 있고 제공된 겨자소스와 함께 뿌려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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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후 온천을 즐기고 사이노카와 공원으로 산책을 갔다. 유바타케와 함께 구사쓰 온천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이공원에 흐르는 계곡물이 전부 온천인데 녹색빛이 도는 물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곡, 이상하게 생긴 도깨비상, 불상이 있다. 이곳 아니면 어디서도 못 볼 진귀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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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 시즈카 |


유바타케 내려가는 길에 야키토리를 파는데 종류가 다양하고 항상 대기열이 길다. 주문받으면 그때그때 구워준다. 배가 안 고파서 맛만 볼 겸 네기마 타레, 본지리 시오로 시켰다. 직화로 구운 대파의 단맛과 부들부들한 닭다리살의 네기와 기름지고 씹는 맛이 있는 본지리의 궁합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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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토리 종류는 닭의 특수부위 대부분을 사용한다. 이렇게까지 닭의 뽕을 뽑나 싶다. 맛은 두 종류에서 선택하는데 소금, 간장 두 종류다.


시오 : 깔끔한 소금맛

타레 : 간장맛 - 우리가 생각하는 데리야끼 보다 묽고 단맛이 덜하다.


종류

네기마 : 대파

모모 : 넓적다리살

테바사키 : 닭날개

사사미 : 닭안심살

카와 : 닭껍질

츠쿠네 : 닭고기경단

세세리 : 닭목살

본지리 : 닭엉덩이살

스나가모 : 닭똥집

난코츠 : 오도독뼈

레바 : 닭간

하츠 :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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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다케는 밤이면 조명을 비춘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수로에 알록달록한 조명이 몽환적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여유롭고 한적한 온천관광지의 매력이 넘치는 구사쓰. 이번 여행에서 유독 기분 좋은 힐링지역으로 기억에 남는다.


IMG_6995.jpeg 유바다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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