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맥을 써서 업무를 보는 편입니다만 변호사의 업무 특성상 윈도 PC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윈도 PC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1. 맥에서는 전자소송 홈페이지 이용이 불가능하고,
2. 그 외에도 정부가 만든 여러 사이트의 이용이 불가능하고,
3. 인터넷 전화와 연결해서 꼭 써야 하는 U+ 통화매니저 프로그램을 맥에서는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냥 윈도 PC 한 대로 쓰면 되지 않겠나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윈도 PC는 여러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1. pdf를 생성하거나 보고 편집하는 게 불편하고,
2. 아이폰, 아이패드와의 연결이 불편하며,
3. 스펙에 비해 느립니다.
요즘 소송은 다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하고 있고, 전자소송은 기본적으로 모든 문서가 pdf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변호사들은 pdf파일에서 문서 일부분을 추출하거나, 여러 개의 파일을 하나의 pdf로 만들거나, pdf 파일 내용의 일부를 편집하거나... 등 거의 모든 업무에서 pdf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윈도 프로그램은 어도비 pdf를 비싼 돈을 주고 구입을 하더라도 맥의 기본 앱만큼 좋지 않습니다.
맥에서는 파인더(윈도의 '탐색기'에 해당)에서 파일 여러 개를 찍어서 클릭 한 번으로 하나의 pdf로 만들 수 있으나 윈도에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써야 합니다.
맥에서는 그냥 pdf를 열어서 그중 필요한 페이지를 드래그해서 바탕화면이나 폴더에 넣으면 그 페이지가 추출되는데, 윈도에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에서 여러 번의 클릭을 해야 합니다.
맥에서 pdf를 보다가 손으로 표시해야 할 필요가 있으면 바로 아이패드로 연결해서 펜슬로 작업할 수 있지만 윈도 pc에서는 몇 번의 작업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용 카톡과 업무용 카톡을 쓰는데, 맥과 아이폰을 사용하면 맥에서 아이폰을 미러링 해서 띄워 놓을 수 있는데, 이렇게 사용하면 한대의 컴퓨터에서 2개의 카톡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일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변호사 업무는 맥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편합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전자소송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윈도 pc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윈도 pc와 맥을 왔다 갔다 해야 하니까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닙니다. 예전에는 패럴러즈 같은 유로 프로그램을 썼지만, 워낙 느린 데다가 에러가 너무 심해서 그냥 별도의 윈도 pc를 쓰는 것으로 정착을 했습니다.
제가 맥과 윈도 pc를 오가며 쓰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일단 맥은 가성비 좋은 맥미니를 쓰고 있고, 윈도용으로는 노트북을 쓰고 있습니다.
모니터는 주로 쓰는 모니터 외에 서브로 모니터 한 대가 더 있는데, 주로 쓰는 모니터에는 HDMI 스위처를 달아서 맥과 윈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자주 쓸 일은 없습니다만, 가끔 윈도 화면을 크게 보기 위해서입니다.
키보드는 무선으로 3대까지 쉽게 바꿔서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니 괜찮은데, 문제는 마우스였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마우스는 로지텍 MX Master 3s인데 기기를 3대까지 연결은 가능하나 기기를 바꾸려면 뒤집어서 바닥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로 고민을 좀 했었는데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이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설치하였을 Logi Options+ 에서 Flow 기능을 이용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 마치 듀얼모니터를 쓰는 것처럼 맥과 윈도 pc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윈도 pc와 맥에 모두 블루투스가 아니라 Bolt 수신기로 연결해서 그런지 변환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그냥 하나의 기기를 사용하는 기분입니다.
이래저래 점점 우리나라도 맥 쓰기 편한 환경이 되고 있군요.
이번달 31일부터 오픈하는 차세대 전자소송만 맥에서 접속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