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방글 방글라데시(2)-1

통기바리와 로호정

by 서휘

방글방글 방글라데시

- 통기바리와 로호정


/ 정온유



통기바리 표정


통기바리는 방글라데시에서도 깊은 시골이다. 이곳은 남양주 마석가구공단에서 불법 체류 노동자로 있다가 강제 추방된 사람들이 주로 모여 사는 마을로 한국에 체류 당시 남양주 외국인 복지센터 단장 이정호 신부2와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감자밭과 유채꽃밭, 그리고 마을_ⓒ J.

주변 환경은 좁은 흙길들이 마을을 연결하고 있었으며 집들은 드문드문 있었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보였다. 물웅덩이는 모두 더럽고 탁했고 쓰레기들이 고여 있어 모기가 많았다.

산보다 들판이 지평선을 이뤘는데 들판은 대부분 감자밭과 유채꽃밭이었다. 유채꽃밭 보다 감자밭이 훨씬 많았고 주요 특산물이라고 했다. 이곳은 우기 때가 되면 물이 차올라 바다처럼 되어 나룻배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건기 때가 되어야 물이 빠져나가는데 마침 우리가 체류 중인 때는 건기 중이어서 감자가 초록지평선을 이룰 때였다. 건축물들도 반 층 또는 1층 정도는 기둥으로 기초를 새우거나 높이 단을 쌓고 그 위에 집을 지었는데 이런 자연환경을 가만하여 설계한 것이다.

감자가 특산물이 된 것도 온난지와 한랭지에서도 잘 자라는 농작물로 우기와 건기가 교대로 오는 통기바리 환경에 가장 적정한 농작물을 택한 것이라 한다. 노동에 있어서도 우기 때 찼던 물이 땅을 비옥하게 하여 건기 때도 따로 물을 주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한다. 감자를 주식으로도 많이 사용하고 특히 방글라데시 음식엔 감자 사용량이 많은 것 또한 이유라고 한다.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지역 생산량을 높이는 경제성이 지혜롭다.

캠퍼 숙소 앞 저수지_ⓒ J.

곳곳의 물웅덩이는 대부분 방치해 둔 듯하고 가끔 집 앞 웅덩이는 빨래터로 사용하거나 목욕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다. 더럽고 탁한 물이었고 주변이 흙먼지로 가득했는데 우리 캠퍼가 머물렀던 숙소 앞 웅덩이는 규모가 좀 큰 저수지로 그나마 깨끗한 물이라고 했다.

벽돌 나르는 남자_ⓒ J.

캠퍼들의 숙소는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벽돌을 머리에 이고 날랐다. 벽돌뿐 아니라 대부분 곡식이나 물건을 나를 때 머리에 이고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동수단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은 훌륭한 이동수단이다.

짐을 나르는 남자는 사뭇 즐겁게 일을 했다.

곡식 나르는 남자_ⓒ J.

들불학교는 통기바리에 위치한 중학교이다. 일행은 이곳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진행자들은 모두 청소년들로 진행 능력은 칭찬할 만했다.

블록 쌓기 ‧ 빼기, 스티커 타투, 점토 빚기, 공이어 달리기, 고리 넣기 등 그간 준비한 예능수업을 현지 학생들과 함께 훌륭히 해 냈다.

블록 게임 하는 교실에서는 담임 선생님까지 함께 했는데 숨까지 멈춰가며 빼다가 자칫 블록 전체가 흔들거리기라도 하면 지구가 흔들린 듯 지켜보는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교실을 장악했다.

점토 빚는 교실에서는 형형색색 고무찰흙으로 빚어내는 솜씨들이 제법이었다. 특히 장미꽃을 대부분 빚었는데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대부분이었다. 그중 가장 화려하게 빚은 학생이 있어 카메라를 드니 양손에 작품을 담아 포즈를 취한다. 나는 소녀에게 엄지를 척! 추켜 새워 보여 줬다. 소녀는 무표정 속에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분주하게 교실 수업 모습을 담고 있을 때 갑자기 복도에서 학교가 터져 나가는 듯한 함성이 들려 나가 보니 저학년들이‘공 이어 달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는 아슬아슬함이 아이들로 하여금 승부욕을 자극했고 협동심도 유발시켜, 보는 이들까지 짜릿하게 했다.

이곳 아이들은 예체능 수업이 없다고 했다. 체육시간이 있기는 하나 간단한 수업이라고 했다.

이날 낯선 이들과 함께 하면서 목청껏 소리 지르고 웃고 떠드는 사이 현지 아이들도 오랜만에 가슴 트인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현지 아이들은 매우 밝고 환했으나 다소 차분한 분위기가 대부분이었다. 종교와 복장이 주는 보수적 분위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조금 의아했던 건, 시골학교인데도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와이파이는 되지 않는 곳이었기에 인터넷 사용을 자유롭게 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아마 전화 외에 카메라 용도로 사용하나보다 생각했다. 이곳 아이들은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내가 연예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같이 사진 찍자고 하여 내 생에 가장 많은 사진을 찍지 않았나 싶다.

방글라데시에서도 산골 마을인 이곳이 매우 가난할 것이고 신발 신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 거라는 사전 지식이 있었던 터라 학생들의 핸드폰 문화는 적잖은 반전이었다.

이곳 아이들 표정은 대체로 밝다. 아마 낯선 외국인들이 신기하기도 했을 것이고 생전 처음 해보는 활기찬 수업에도 신선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그렇듯, 가끔 외톨이가 보이기도 하여 나는 관심이 갔다. 혼자 구석진 자리에서 조용히 구경을 한다거나 몇몇은 외부인들의 수업 시간을 오히려 쉬는 시간으로 이용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모두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고 '셀피'를 외치며 사진을 찍거나 권하거나 하는 뒤로, 홀로 있는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활짝 웃어 인사했고 소녀는 어색한 표정으로 그 큰 눈만 끔뻑였다.

학교 건물은 3층 본관과 단층으로 된 건물이 양쪽으로 세워져 있었고 오래되어 낡아있었다.

외부 손님이 왔다니 우르르 복도로 몰려와 모두 내다보는 것이 풍경처럼 재미있어서 찍었는데 흡사 우리나라 학생들도 특별한 사람이 왔다는 정보가 있으면 이렇듯 우르르 내다보는 모습이 연상 돼 사춘기 아이들의 들뜸을 재밌는 풍경으로 보였다.



- 2018년. 창작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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