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을 그만두고 가구 공장을 냅다 들어갔어. 관련 경험이 있지 않았지만,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었고, 대학생 때 인력소 나간 거, 방학 때 두 달간 숙식 막노동은 해봤지. 그때 얘기하면 또 할 말이 진짜 많은데…
하여튼 집에서 차로 5분 좀 넘는 거리에 있는 가구공장에 면접을 보러 갔어. 나는 사회복지사 2급을 따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왠지 잡코리아보다는 알바몬에 이력서를 올리고 싶었어. 부담이 덜 해야 하니까… 이력서 쓰고 정말 가까운 거리 가구 공장에서 사람을 구해서 지원을 했지. 그랬더니 얼마 안 있어 면접을 보러 오라는 거야.
가구 공장 처음에 갈 때 이력서를 뽑아 가는 게 예의인 거 같아서 출력은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그런 분위기가 아닌 거 같아서 차에 두고 공장 안에 들어갔어. 가자마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묻더라고.
“이 일은 해봤어?”
“아뇨. 막일은 어릴 때 조금 해봤습니다.”
“초짜네… 한 번 해봐… 해봐야 알지 뭐.”
왔다 금방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확신을 안 주고 조금은 냉랭하게 대하더라고. 그러다 며칠부터 나올 수 있냐고 했고 면접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마무리 돼 가는데 마지막에 이걸 묻더라.
“결혼은 했고?”
내가 어린 나이가 아니어서 이 말의 함의를 대충 알아들었지. 가구 공장 운영도 아니고 말단 직원이니 인정받는 분위기도 아니고, 경험 없는 사람에겐 힘들기도 하니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지. 그러니까 책임 질 식구가 있는지, 있어야 붙어있으니까 여쭤보신 거겠지.
외국인 제외하고 가구 공장에 온 한국인 치고 30대면 정말 어린 축에 속하니까… 멀리 보고 키우고 싶어 하시지. 결혼 안 했다고 하니까 실망 어린 눈빛이시더라.
뭐… 그렇게 해서 출근을 기다리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학점은행제 사회복지학을 등록했지. 두렵기도 한데 설레기도 했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