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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Sep 27. 2024

어머니 고향에서 세 번째 북토크를 합니다.

10월의 마지막 주 금요일에, 원주 바름책방에서 세 번째 북토크를 합니다. 


원주 바름책방은 제 어머니 고향인 원주 무실로에 있어요. 어머니께서 요양병원 들어가시기 전까지 20년 넘게 사셨던 바로 그 동네입니다. 그동안 제 첫 책으로 서울에서 한 번, 안양에서 한 번 북토크를 했는데요, 이제 또 북토크 할 일이 있겠나 생각했지만, 원주에서는 꼭 한 번 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바름책방 대표님께서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실현이 되었네요. 


며칠 전 이렇게 산뜻한 웹자보를 보내오셨어요. 그동안 책 표지와 비슷한 톤의 분홍색 카드 뉴스들만 보다가, 버건디 색상을 입힌 시안을 보니 매우 신선하더라고요. 제 얼굴 사진을 여기저기 올리는 것이 매우 많이 쑥스럽지만, 뭐 제가 유명인도 아니고 괜찮지 않을까, 지금 뭐가 중요한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첫 북토크 때 작가 프로필 사진을 요청받고, 동네 사진관에 가서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는데요. 수정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자니, 원 민망해서 앉아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건 거의 색칠공부 수준으로 샤샤샥 주름과 잡티는 없어지고 턱은 날렵해지고 눈은 커지고. 얼마나 어메이징 한 지 사기를 치는 기분이더라고요. 사진을 본 옛 직장 동료들이 말하기를 제 삼십 대 초반의 얼굴이 보인다네요(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지요?).



바름책방은 지난여름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께서 북토크를 할 때 두 번 가 본 적이 있는데요, 아주 아담하고 단란한, 동네책방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에요.

원주시 무실로, 바름책방

출간 6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이라서 '이대로 남은 책은 창고에 쌓여 있게 되면 어쩌나'. 요즘 제가 그런 걱정을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여태껏 남은 건 우리가 사면 된다고 얼토당토않는 말을 하던 남편이, 이제야 북토크 홍보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글쎄, 시댁 식구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 작가는 지금, 첫 책 마지막 북토크가 가족들 출간 기념회가 되면 어쩌나 걱정 중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또 얼마나 좋을까요. 이러나저러나 저에게는 아주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2024년이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올해를 뜨거운 겨울로 시작해 찬란한 봄을, 그리고 치열한 여름을 보냈어요. 계절 계절마다 어찌나 벅차던지, 1년이 정말 길었어요. 힘들어서 벅차고 감격해서 벅차고 그랬던 것 같아요. 마지막 남은 가을과 겨울은 제발 안온했으면 합니다. 드디어 가을이 왔어요. 이런 가을을 주다니, 여름이 용서가 되네요. 


모두 행복한 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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