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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 Oct 30. 2020

소품으로 건식 화장실 만들기

예전에 캐나다에서 몇 달을 지낸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 제가 지냈던 캐나다 집들은 모두 건식 욕실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샤워를 하고 나서 바닥에 물기를 모두 닦고 나오는 일이 조금은 낯설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점점 건식 욕실이 편하게 느껴졌어요. 비몽사몽 아침에 맨발로 욕실로 들어가서 푹신하고 보드러운 욕실 매트를 밟고 양치를 하는 일상은 그동안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사소하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지요.

그때 이후로 저는 건식 욕실이 좋았어요. 건식 욕실을 맨발로 걸어 들어가면 단순히 화장실이나 욕실의 개념이 아니라 집안의 연장선상에서 분위기나 라이프 스타일이 이어지면서 대접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사온 집에서도 건식욕실을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화장실이 안방 하나, 거실하나 이렇게 두개 있었는데, 우선 거실부분의 욕실을 건식으로 바꿔보기로 했지요.

저희 부부는 안방을 주로 사용하고, 거실 욕실은 아이를 씻기거나 손님이 오셨을 때 주로 사용해서 물 사용하는 시간이 적으니 건식으로 사용하기에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건식으로 바꾸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욕실화 하나만 빼고 커다란 욕실 매트 하나만 깔아주고 내가 "여기는 건식 욕실입니다." 라고 정의하면 되는거니까요.

물론 거기서 그치지는 않았지요. 건식 욕실의 분위기를 좀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했어요.

거실 욕실에는 샤워부스가 없고 욕조가 있었어요. 그래서 욕조부분에 샤워 커튼을 달아주었어요.

앞서 말했듯이 거실 욕실을 주로 아이가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를 씻길 때 욕조 밖으로 물이 많이 튀거나 하진 않지만 가끔씩 저희 부부가 사용할 때는 꼭 샤워커튼이 필요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욕실은 온통 물바다가 되버리니까요.

 그리고 또 건식 욕실에서 중요한 욕실매트 !! 아무래도 신발을 신지 않으니 차가운 타일 바닥을 밟는 대신에 부드럽고 포근한 매트를 까는 것이 좋아요. 그런데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시중에 파는 욕실매트는 일반적으로 50x70 정도로 욕실문 앞에 놓는 사이즈라 욕실 바닥에 놓기에는 작은감이 들어요. 그렇다고 주방 매트는 또 너무 긴 것 같구요. 저는 넓찍하게 욕실 바닥을 많이 가려줄 수 있는 사이즈를 원했거든요. 그렇게 한참을 욕실매트를 찾다가 예전에 거실에 깔아두려고 샀던 직사각형모양에 에스틱한 패턴이 있는 면 러그가 생각났어요. 거실에 깔기에는 사이즈가 애매해서 창고에 보관해두었거든요. 욕실에 깔면 딱 이겠다 싶어서 얼른 꺼내 보았지요. 물론 욕실에 깔기에는 길이가 길어서 반으로 접으니 사이즈가 딱 이었어요. 얇은 면 재질이었기 때문에 접어서 사용해도 괜찮았고, 세탁기를 사용해도 괜찮았거든요. (욕실 매트를 고르실 때는 아무래도 자주 세탁을 할 수 있는 재질로 선택하는 것이 활용도가 높아요)

그렇게 러그까지 놓으니 얼추 분위기가 완성되가는 듯 했어요. 

하지만 건식욕실의 분위기를 내기는 아직 많이 모자란듯 했지요. 그래서 작은 수납장 하나를 세면대 밑에 놓기로 했어요. 마침 이케아에 원목으로 만든 오픈형태의 수납선반이 있어서 그걸 구입하고 그 위에 수건과 비누등을 올려 놓으니 점점 아늑한 분위기로 변해갔어요.

제가 욕실을 꾸미면서 한가지 중요하게 여겼던 점은 욕실용품들의 통일성이었어요.

아무리 깔끔한 인테리어를 해놓은 욕실이라도 알록달록 샴푸, 린스 통들이 있으면 분위기를 해치잖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패키지 자체가 예쁘게 나오는 제품들도 많은 것 같고 내용물을 옮겨 담을 수 있는 디스펜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어서 그런 것들을 활용해보기로 했어요.

먼저 샴푸나 린스는 진한 갈색의 디스펜서 통을 사서 따로 담았고, 물비누와 욕실 청소세제도 디스펜서 통에 담아 놓았어요. 요즘에는 스프레이 디스펜서들도 나와서 락스나 청소세제 들도 용이하게 담아놓고 사용할 수 있거든요. (물론 헷갈리지 않게 이름표도 꼭 알맞게 달아주어야 하구요) 이렇게 욕실용품들만 정리해 놓아도 통일되어 보이고 깔끔해 보였어요.


마지막으로 작은 화분 하나와 욕실을 향기롭게 해줄 디퓨처와 향초를 젠다이 위에 올려 놓았어요. 저는 욕실에 향기가 나는 것을 참 좋아해요. 향기만으로도 훨씬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느껴지고 욕실은 거실이나 침실보다 크기가 작으니 향기도 금방 채워지고 오래 가거든요. 또 패키지도 너무 예뻐서 멋진 인테리어 소품도 되니까요. 이렇게 향기까지 채워 넣으니  제법 괜찮은 건식 욕실이 되었지요. 

마지막으로 제가 한 일은 수건을 새로 사는 일이었어요. 요즘에는 일명 "호텔 수건"이라는 두툼한 화이트 수건이 인기지만, 저는 오히려 차콜이나 베이지 컬러를 좋아해요. 화이트는 오래 사용하면 색이 변색 되기도 하고, 진한 컬러 수건은 공간에 포인트도 되면서 다른 소품들과 색상을 잘 맞추면 멋진 스타일링이 되기도 하니까요.  수건 사이즈도 일반적인 40X80 사이즈 보다는 60X100 사이즈를 선호하는데요, 수건을 걸어 놓았을 때 조금 큰 사이즈가 더 예뻐보이기도 하고 욕조에 타월2개 정도를 살짝 걸쳐 놓으면 호텔 느낌도 낼 수 있어요. (60X100 사이즈는 유럽형 사이즈여서 이케아나, 자라홈 등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https://www.instagram.com/by_styleathome/




- 다음회에는 건식 욕실 관리법에 대해서 쓸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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