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기 2

나쓰메 소세키 산방을 찾다

by 물들래

설레는 마음 안고

소세키 산방으로 가는 길

시린 하늘에 걸린 솜사탕이 가볍다

소세키 산방 고양이를 따라

나쓰메 소세키 집필실 앞에서 작가를 만난다


'그 후'와 '마음' 뿐이랴

많은 명작을 남긴 공간 산방 앞에 서니 감회가 남다르다

먼저 눈에 들어온 대나무 토막 반쪽을 이용한 펜접시

소세키를 따라 자단나무 찻숟가락을

펜접시로 사용한 따라쟁이 아쿠타가와를 생각하니 웃음나고


소세키 산방에서

목요회로 불리는 문학살롱이 개최되었다지

소세키를 그리워하는 문학인들의 모임 공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도 참여한 모임 목요회

산방을 향해 정기적으로 발걸음했을 다이쇼 시대 문인


소세키와 아내 교코, 7남매의 모습을 그려봐

복도로 향하는 길목에서

창 넓은 공간으로 내려다보는 뜨락에는

벚꽃잎이 순식간에 축복처럼 쏟아지고

파랗고 투명한 하늘 아래 다정하게 흩날린다


복도에 앉아있는 소세키 선생이 반가워 미소 짓는다

신주쿠 미나미초 소세키 산방을 찾는

관람객들을 향해 마음으로 인사 건네는 소세키 선생

갈색 단정한 양복에 붉은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네


선생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인물은 누굴까

독자의 기억에는 선생님과 나*가 마주 보고 앉아있고

선생님을 닮은 다이스케*가 백합 앞에 서 있고

하나하나 수집한 자료에서 문학의 향기 맡고


목요회 준비하고, 그 후 목요일 북카페도 북적였을까

산방 북카페는 햇볕 쬐며 커피 마시기에 최적의 시공

좌석마다 꽂히는 햇살 아래 한쪽두쪽 책장 넘기고

일어서기 싫어, 떠나기 싫어, 오늘 하루 산방에 머물고 싶어


마음 하나둘이 여행객 등을 밀어낸다

기념관 나와서 뒤뜰 걷는다, 고양이가 앞선다

고양이를 기리는 석탑 앞에 서니

여린 색 어린잎이 가볍게 살랑인다

아담한 뜰에 핀 나무와 꽃

가까이 가서 보면 모두가 다르다, 같은 색이 없다

돌의자에 앉아있는 할머니

소세키 소설처럼 해바라기하는 뒷모습 마음에 머물고


돌아오는 골목길

높은 회색 담벼락 아래로

투둑, 진분홍 동백이 떨어진다

내 가슴에도 쿵 소리가 떨어진다

인간이 투신한 것처럼 섬뜩해

추락과 동시에 붉은 꽃잎은 분해되어 퍼지고

꽃잎 떨어져도 가슴 저리는데

삶이 떨어질 때야 오죽할까

나쓰메 소세키의 문장처럼 가슴에 박힌다

'자살하는 사람은 다들 부자연스러운 폭력을 쓰는 거야'*

진분홍 동백의 낙화, 그야말로 부자연스러운 폭력이야



소세키가 묻는다

너는 정말 진실한가, 너는 뼛속까지 진실한가

진실하다, 아니다, 진실하다, 아니다, 진실하다, 아니다

진실하지 않은 너는 누구인가, 뼛속까지 진실하지 않은 너는 누구인가

전철에서 계속 자문자답했어

뚜렷한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었지



닛포리, 소세키 단골 당고집 하부다에

단 짠맛 당고와 녹차가 잘 어우러진 공간

준비해 간 책 읽으며 길게 머무는 동안

두 차례 녹차 리필 서비스와 안온한 공기 사이로 저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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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속 주인공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속 주인공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속에서 가져온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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