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노릇 [34/365]

2026년 3월 29일, 22:08

by 김까치

어떤 아침은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에 벅차다. 어떤 밤은 내가 수준 이하의 인간이라는 생각에 괴롭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나 스스로에게 내리는 평가이며, 밖에 드러나지 않는 나의 조용한 행동과 내밀한 마음에 대한 것이다.


내 주변엔 한결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좋든 나쁘든 지향점이 늘 한 방향을 향해있고, 자신이 믿거나 결론 내린 것에 대해서는 상황이 어떻든 타협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체로 성실했고, 다독했다. 모두에게 다정했고, 종종 단호했다.


내가 우물쭈물할 때, 그들은 맞든 틀리든 답을 내릴 줄 알았다. 그러므로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 그들은 선명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편이, 유한한 인생을 사는 가장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나뿐만 아니라, 여전히 발이 조막막한 아들을 생각한다.


아들이 선명한 사람으로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것은 바라거나, 말한다고 이뤄지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빠른 길이 없다. 그저 몸소 보여주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매일 나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이 일순 선명해지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므로 나는 쉬지 않고 더 나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부모의 노릇이란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3화어른만 사는 세상 [33/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