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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색고양이상점 Apr 01. 2024

'원'이라는 시

명상기록 2023 월 12월 03일

1. 명상을 통해서 내가 그동안 바라보던 머릿속의 세계가 사실은 내가 만든 세계가 아니고, '내게 덧씌워진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2. 명상을 해보면, '마음'이 실체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몸은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고, 요요도 온다. 마음도 그런 듯하다. 사실 몸과 마음은 그냥 한 덩어리라는 느낌이 든다.


3. 명상을 하면서 시집이나 불교철학 강연을 보면, 이전에는 두리뭉실했던 것들이 단박에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다. 머리로만 두루뭉술 알거나, 어림잡아 아는 것은 그저 모르는 것이다.


4. '한 생명이 태어나면 한 세계가 열린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그 세계가 느끼는 세계는 유일무이하고 대체불가능하다. 관습, 인습이 한 세계를 아프게 도려내어 감옥에 가두어, 모두 같은 세계를 바라보게 한다. 이 세계는 대체되며, 알록달록하지 않다.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잃어버리고 죽어서 산다. 


5. 죽음을 두렵게 하는 사회 문화적 배경과 그 위에서 돌아가는 생각들이 있는 듯하다.


Q.  내 세계로 온전히 산다는 것이 죽음을 두렵지 않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왜 그럴까 

A. 내 세계로 온전히 산다는 것은 늘 태어나고, 늘 죽는다는 뜻인 것 같다. 그렇게 오롯이 자신만의 죽음과 삶에 익숙해지면, 죽음과 삶이 두렵지 않은 듯하다. 


돌아보며


 이 때는 생각을 한쪽으로 흐르게 하는 도덕, 사회, 문화적 규범의 힘을 감지했던 듯하다. 오롯이 '나'의 생각인 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강요된 생각이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일었나 보다. 그렇게 사회적 그물망을 통해 '나'에게 새겨진 경쟁의식, 열등감, 자존심을 '나의 것'으로 알고 살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즈음 읽던 시가 있다. 


제목: 원 


그는 원을 그려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나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우면서

그러나 나에게는 사랑과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다.

나는 더 큰 원을 그려 그를 안으로 초대했다. 


 얼마나 더 자아를 부숴 마음을 키워야 이 같은 시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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